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는 8일 방송 토론회에서 '세월호 텐트 문란 행위' 발언을 한 경기 부천병의 차명진〈사진〉 후보를 전격 제명키로 했다. 차 후보는 이 토론회에서 "○○○ 사건이라고 아시느냐"며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했다.
전날 "나이 들면 장애인"이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던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를 제명한 데 이어 잇따라 초고강도 조치를 내린 것이다. 당내에선 "수도권 선거가 안 그래도 쉽지 않은데 '오럴 리스크(Oral Risk)'가 선거판 전체를 망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OBS 주최로 열린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지난해 본인의 '세월호 막말' 논란과 관련한 질문을 반박하며 "국민의 동병상련으로 국민성금 다 모아서 만든 세월호 텐트에서 있지 못할 일을 벌인 자들을 향해서 그런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광화문 세월호 천막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고, 이것이 일부 매체에 보도까지 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토론회는 사전 녹화로 제작돼 이날 오후 방송됐다.
방송 직전 이 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자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공직 후보자 입에서 나왔다고 믿을 수 없는 말로, 예정된 방송 이전에 제명 조치하라고 당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 심판의 국민 여망을 담아내기 위해 전국에서 노력하고 있는 통합당 후보자들에게 큰 분노를 안긴 개탄스러운 발언"이라고 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도 "사실 여부를 떠나 용납하기 어려운 발언"이라고 했다. 그러나 차 후보는 "언론에 나온 기사 내용을 언급한 것뿐인데 제명 조치까지 당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당의 조치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통합당은 이날 김대호 후보 제명도 중앙윤리위 전체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서울 선대위 회의에서 "60∼70대에 끼여 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대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했다. 7일에는 관악갑 총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며 노인 세대 비하 논란을 일으켰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게 말이다.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심히 부당한 조치"라며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어제 오늘 많은 국민께 큰 실망을 안겨 드린 발언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특히 차명진 후보 발언은 어떤 설명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매우 부적절하고 그릇된 인식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종인 위원장도 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당 후보들의 실언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