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면 2년 후에 대통령에 도전하겠습니다. 대구의 힘을 키우려면 인물을 키워야 합니다. 한쪽 당만 찍어서는 안됩니다. 민주당에도 대구 지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권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7일 김부겸 후보가 대구 수성구 만촌3동 일대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수성갑 김부겸(64) 후보는 대선 출마에 대해 “그동안 대구에 정치적 다양성이 없다 보니 정치적 자산들이 고갈됐다”며 “이제 대구도 여야 한명씩 대선후보를 키워낼 때”라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에 둘 뿐인 민주당 현역 의원이다. 경기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하고 2012년 돌연 “지역주의를 깨겠다”며 대구 수성갑 지역에 도전해 낙선했다. 2014년에도 대구시장 선거에 나와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2016년 세 번째 도전에서 62.3%를 득표하며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적 차이로 꺾으면서 민주당 첫 대구 국회의원이 됐다.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재난·안전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을 2년 동안 맡았다.

김 후보는 상대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에게 여론조사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다. 역시 4선 의원인 주 후보는 통합당이 김 후보를 저격하기 위해 지역구를 옮겨 공천한 인물이다. 김 후보는 “2016년보다 훨씬 어려운 선거다”라며 “그때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도 절박함이 없었는데 이번엔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조사서 격차가 좁혀지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세 도중 자신과 정권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조국 사태때 니는 뭐 했노. 니는 왜 대통령한테 안 대들었노. 우리 대구 시민들께 꾸지람 많이 듣고 있다. 죄송하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눈높이에 못 미쳤다”며 “그래도 양극화 해소를 위해 문재인 정부 많이 노력했다. 이 정부의 공과 과 김부겸이 지고 가겠다. 저에게 채찍을 쳐달라”고 했다.

김 후보는 대면 유세 보다는 하루에 홀로 유세차를 타고 동네에서 게릴라 연설을 하는 ‘벽치기 유세’ 전략을 쓰고 있다. 김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처음에 추경 11조7000억원 중 대구경북 몫이 6000억원이라 그냥 집어던졌습니다. 홍의락 의원하고 서울 올라가 대구경북이 초토화가 됐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했습니다. 결국 1조400억원을 가져왔습니다. 밥값은 한거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7일 김부겸 후보가 대구 수성구 만촌3동 일대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골목을 지나던 대학생 두 명이 김 후보 연설을 듣고 박수를 쳤다. 두 학생은 “이번에 투표권이 생겼다. 의원님을 꼭 찍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둘의 손을 잡고 “고맙다. 젊은 친구들이 어른들에게 이야기를 잘 해야한다”고 말했다. 홀로 연설하는 김 후보에게 몇몇 주민이 커피와 음료수 등을 주고 가기도 했다. 그는 “아무리 민주당이 밉다지만 표현 못하는 40%가 있습니다. 해볼만 합니다”라고 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에 대해 “대구경북을 우습게 보지 말라”며 비판했다. 김 후보는 “30년간 지지받던 그 당, (코로나로 어렵던) 3월에 공천 파동으로 아무것도 안했다”라며 “대구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막대기 꼽듯이 이거 뽑아 저기 보내고, 어느 막대기는 중진이라고 서울 보내고, 어떻게 됐느냐 경선에서 떨어지지 않았느냐”라고 했다.

김 후보는 전략적인 투표로 대구경북 지역을 발전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청도를 보라. 충청남도는 매번 전략적으로 당을 바꿔가며 투표하니 지금 전국서 경제성장률 1위가 된 것 아니냐”며 “우리 대구경북도 바뀌어야 한다. 맨날 TK패싱이라고 정권 원망한다고 안 풀린다. 이번에 여당의원 뽑아 경쟁시키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