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를 아시나요?
우리는 휴대폰 가입자 6천 8백만 명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한사람이 약 1.3대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통신강국 다운 면모입니다.
20여 년 전 집에 전화기를 설치하려면 비싼 비용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전화를 하려면 동전을 바꿔 동네 어귀에 있는 공중전화 앞에서 순서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애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긴 기다림도 달콤한 시간이었습니다. 통화가 길어지기라도 하면 뒷사람들의 눈치를 봐야 했습니다. 간혹 신문에 '오랜 통화 때문에 주먹다짐을 했다'는 이야기가 뉴스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생각지도 못할 일이지만 그때는 편지보단 쉬운 소통의 수단이었습니다.
KT에 따르면 1999년 12월 15만여 대까지 늘어났던 공중전화는 현재 3만9천여 대까지 줄었습니다. 아직 3만 9천대 있군요^^.
한 때는 전 국민의 삶의 애환이 담긴 소통의 도구였지만 지금은 긴급상황 정도에만 쓰이고 있습니다. 철거비용이 많이 들어서 없애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중전화는 위치한 곳에 따라 모양새와 쓰임새를 바꿔가며 우리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서울 세종로 KT본사 앞에 있는 공중전화부스에는 현금지급기와 공기질측정기가 설치돼 있고, 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에 있는 공중전화부스에는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어있습니다.또,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에는 뉴트로풍의 전화부스가 설치돼 보는 이로 하여금 옛 추억에 젖게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카카오톡,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로 소통 합니다. 빠르고 간편하게 감정을 배제시킨 군더더기 없는 팩트 만을 정확히 전달합니다.
하지만 사랑이 담긴 따뜻한 사람의 목소리까지 전달할 순 없습니다.
최근 코로나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혹시 잊고 있었던 사람이 있다면 한통의 안부전화는 어떨까요? 당신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할지도 모릅니다.
공중전화부스 찾아 전화기에 동전을 넣고 한다면 새로운 느낌이 들지도 모릅니다.
주완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