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꽁동허다 = 충동하다〉
'꽁동허다'는 '어떤 일을 하도록 남을 부추기거나 꼬드기어 마음을 흔들어 놓다'는 뜻이다. 표준어 '충동하다(衝動--)'에 해당한다. 가만히 있는 사람이나,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을 꼬시어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경우에 쓴다.
①무사게, 살당 보믄 놈 들구 추구리멍 꽁동 잘허는 사름덜 봐져.(왜, 살다가 보면 남 들입다 추기며 충동 잘하는 사람들 보이지.)
②귓고냥 큰 사름이 놈 꽁동허는 말 잘 듣녠 허여.(귓구멍 큰 사람이 남 충동하는 말 잘 듣는다고 해.)
예문 ①은 '살다 보면 남을 추기는 사람들이 보이지'라는 뜻으로, '꽁동허다'는 명사 '꽁동'에 접미사 '허다'가 연결되어 이루어진 어휘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들구'는 '들입다(세차게 마구, 무리하게 힘을 들여서)'에 대응하며, '추구리다'는 '추기다'에 해당하는 제주어다. 예문 ② 또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로, '귓구멍이 크면 남의 말을 잘 들을 것'이라는 유추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3. 〈숙데기다 = 쑤시다〉
'숙데기다'는 '건드려서 일을 벌이거나 헤집다, 헤치거나 비집다, 부추기거나 꼬드기다' 등의 의미로 쓰이는 다의어다. 표준어 '쑤시다'에 해당한다.
①돌트멍에 박아진 깅이라도 쒜줄로 숙데기믄 나와. 안 나왕은 못 배기거든.(돌틈에 박힌 게라도 쇠줄로 쑤시면 나와. 안 나와서는 못 배기거든.)
②ᄒᆞ끔만 허믄 코질락코질락 비위 숙데기는 말 잘 갈아.(조금만 하면 포들짝포들짝 비위 쑤시는 말 잘 말해.)
예문 ①은 바닷가에서 게를 잡았던 경험을 말하는 것으로, '숙데기다'의 기본 의미로 쓰인 경우다. 여기서 '박아지다'는 '박히다'의 방언형이다. 예문 ②는 '건드려서 일을 벌이거나 헤집다'는 의미로, 조금만 하면 비틀린 심사를 말로 대신해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코질락코질락'은 '신경질적으로 자꾸 화를 내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표준어 '포들짝포들짝'에 해당한다. 또 '비위 숙데기다'는 '말 따위로 아니꼽게 하거나 속을 상하게 하다'는 뜻으로, 표준어 '비위 뒤집다'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