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지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세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페루와 파나마가 ‘남녀(男女) 외출 2부제’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통상 다른 나라들은 국민의 신분증 끝자리 번호 등에 따라 외출 순서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페루·파나마는 성별에 따라 외출 가능한 날짜를 정한 것이다. 행정 당국이 ‘외출 금지’ 규정을 어기고 몰래 외출하는 국민을 육안으로 쉽게 구분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지난 2일 “남녀는 각각 지정된 날에만 외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는 남자는 월·수·금요일에, 여성들은 화·목·토요일에 집 밖을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일요일에는 외출이 전면 금지된다고 한다. 이 조치는 12일까지 시행될 예정이다.
파나마도 지난 1일부터 남녀가 미리 정해진 요일과 시간 동안만 외출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앞서 신분증 끝자리 숫자에 따라 날짜와 시간대를 정하고 외출을 허용하는 조치를 시행했지만, 위반하는 사례가 늘자 더 엄격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성별을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행정 당국 입장에서 다른 방식보다 ‘구분’이 쉽다는 점이 꼽힌다.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은 “몇몇 다른 나라들이 해왔던 것처럼 신분증의 일련번호에 따라 날짜를 나누는 것보다 남녀를 구분하는 것이 검역이 쉽다”고 했다. 후안 피노 파나마 안보 담당 장관 역시 성별을 기준으로 두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식’이라고 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신분증을 확인할 필요 없이 육안으로도 쉽게 구분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페루에서는 이날까지 1414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55명이 사망했다. 파나마에서는 확진자 1317명, 사망자 32명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