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는 다정하고 애교 많은 만 4세 여자아이다. 집에서는 엄마랑 손도 잘 잡고 딱 붙어서 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좀처럼 엄마와 손을 잡고 걸으려고 하지 않는다. 또래 여자아이들을 보면 외출만 하면 엄마 손부터 다정하게 잡던데…. 엄마는 '민지는 왜 다른 아이들과 다를까' 궁금하기도 하다.
아이들이 손을 잡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제일 큰 이유는 엄마의 보행속도와 자기의 보행속도가 안 맞아서 함께 걷기 불편하기 때문이다. 아이와 어른이 손을 잡고 가면 보통 어른이 걷는 속도에 맞춰 아이도 따라가게 된다. 어떤 아이들은 지나가다 멈춰 서 뭔가를 살펴보고 싶어 하기도 하고, 때로는 좀 빨리 걸어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부모와 손을 잡고 있으면 자기가 원하는 속도로 걸을 수가 없다. 통제권이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잡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만 4~5세 정도 되는 아이가 손을 잘 잡지 않으려고 한다면 자기 주도적인 면이 있어서 그렇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는 촉각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자기 피부에 닿는 느낌에 특히 예민한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상대가 싫어서가 아니라 닿는 느낌이 불편해서 누군가와 손을 잡고 걷는 것, 누군가에게 안기는 것을 싫어한다.
밖에 나가기만 하면 공처럼 튕겨나가서 종종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아이라면, 이유 불문하고 외출하는 순간 부모가 아이 손부터 딱 잡아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이기 때문에 아이가 싫어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보조를 맞춰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