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대표 봄꽃 명소로 꼽히는 서귀포시 가시리 녹산로 일대 유채꽃밭이 당초 예정보다 한 달 일찍 갈아엎어진다.
유채꽃축제가 취소됐지만, 최근 노랗게 핀 유채꽃을 보기 위해 상춘객이 몰려들면서 코로나 감염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따르면 매년 봄이면 서귀포 녹산로에는 절정을 맞은 유채꽃과 벚꽃이 꽃망을 터뜨린 채 관광객을 맞이했다. 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연인원 16만명이 찾았고,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올해는 상춘객들의 발길에 주민들이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유채꽃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면서 코로나 예방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오는 8일부터 열리는 제주유채꽃축제도 일찌감치 취소했다.
그러나 축제 주 행사장인 10만㎡ 규모의 유채꽃 광장에 심어놓은 유채꽃이 노랗게 피면서 상춘객들이 여전히 몰려들고 있다.
제주시 서진승마장에서 정석항공관을 지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로 이어지는 10㎞ 가량의 도로인 녹산로 일대도 벚꽃과 유채꽃이 만개하면서 나들이 온 여행객들이 몰고온 차량으로 주차장처럼 변했다.
녹산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힐 만큼 경관이 아름답다.
이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 코로나 감염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예년보다 한달 가량 빨리 파쇄해달라고 서귀포시에 요청한 상황이다.
축제가 진행되는 유채꽃 광장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강모(49)씨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축제도 취소했는데 지난 주말에 차량들로 도로가 꽉 막힐 정도였다"며 "코로나 확진자가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돌아온 유학생 모녀가 제주를 여행 다녀간 후 강남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이른바 '강남 모녀'가 표선면에 위치한 숙소를 방문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러한 결정에 부채질을 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통상 유채꽃 축제가 마무리된 뒤 4월말이나 5월초쯤 유채꽃을 파쇄해왔다”며 “얼마 전 가시리와 파쇄 관련 협의를 진행했고, 방문객 추이나 동향을 지켜본 후에 파쇄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