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선 총장

#1. 색다른 스피커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 세 명의 대학생이 모였다. 소음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음질 좋은 노래 한 곡을 선사해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자 한 지스트의 평범한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스피커 제작 노하우 없이 도전했다. 하지만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며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과 함께 인생을 배웠다.

#2. 지스트의 또 다른 곳 새벽 시간, 드디어 50인분의 빵이 완성되었다. 이 빵은 내일 아침 학업과 연구에 지친 채 식사도 거른 학우들을 위한 것이다. 지스트의 어느 연구실에는 잠을 잊은 학생들이 실패한 실험의 원인을 두고 의견이 팽팽하다. 이미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이지만 학생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인다.

이렇게 딴짓해도 좋고, 실패해도 괜찮은, 무한도전으로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곳이 있다. 바로 광주과학기술원(총장 김기선, 이하 지스트)이 그곳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은 고여 있지 말고 흘러야 한다는 것이 지스트의 철학이다. 지스트에는 학생들이 자기 생각과 도전을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딴짓' 기회가 다양하게 열려있다. '딴짓'을 통해 학생들은 융합인재가 되기 위한 토대를 다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잠재력을 발견할 기회도 가진다.

지스트-칼텍 ‘진화생물학’ 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이 필드트립 현지 전문가로부터 갈라파고스섬에만 서식하는 갈라파고스 해양 이구아나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지스트의 실패 마일리지! "너도 할 수 있어"

독창적인 자기 주도적 '딴짓'을 독려하는 지스트의 무한도전 '딴짓 프로젝트'는 지난 2016년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무한도전 프로젝트 수행 과정은 EBS 다큐프라임 '대학 입시의 진실' 편에 교육 혁신 대안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도전과 실패, 성공을 반복하면서 창의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많은 시도를 거듭하다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성취감을 느낀다. 때로는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해 아쉬울 때도 있지만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얻게 된다.

무한도전 '딴짓 프로젝트'는 지스트를 대표하는 창의 교육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그동안의 경쟁 교육에 탈진한 학생들이 의욕과 활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딴짓'의 무한한 도전, 기업가 정신으로 이어지다

대한민국 전체 실업자 수가 115만명이나 되는 가운데, 지스트 학생들은 독창적 '딴짓' 아이디어로 창업 돌파구를 찾아 나섰다. 펭귄리포트팀(대표 김민석)과 댄디소프트팀(대표 김건우)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실제로 두 팀은 학생창업기업으로 지난해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기도 했다. 펭귄리포트는 리워드 체크인을 통한 크라우드 소싱 기반 '인공지능 맛집 추천 서비스' 아이템으로 본격적인 사업 준비에 나섰다. 또한, 댄디소프트는 VRㆍAR 기반의 인앱(In-app) 광고 플랫폼이라는 아이템으로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①지스트의 무한도전 ‘딴짓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빵 50인분을 직접 굽고 있다. ②칼텍(Caltech·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지스트 학생들이 칼텍 교수와 함께 토의하고 있다. ③칼텍에서 지스트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④지스트대학 1기로 입학해 8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고, 총 10년 만에 군 복무까지 마친 서장원 박사가 김준하 지도교수와 함께 졸업사진을 찍고 있다.

◇최소 주문 금액-배달비 0원! 1인 주문에 특화된 ‘배달긱’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음식 배달이 늘면서 틈새시장인 대학 기숙사 학생들을 공략한 앱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클라우드스톤의 스타트업 ‘배달긱’이며, 이곳 대표는 지스트대학 학부생 김민준(화학전공) 학생이다.

배달긱은 최소 주문 금액과 배달비가 없어 1인분 주문에 특화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 상시 추가 할인과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지스트, 전남대, 카이스트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며, 이달 중 조선대와 서울대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스트는 학생들의 무한도전과 실제 창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창업 아이템 개발비와 활동 공간, 전문가 멘토링 및 컨설팅까지 지원한다.

◇글로벌 명문대학이 지스트 파트너

지스트-칼텍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은 “칼텍(Caltech·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실험실이라고 특별한 건 없었다. 실험실을 둘러보면 지스트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우리는 칼텍 학생들과 똑같이 랩 미팅에 참여하고 연구와 토론을 했다. 지스트에서 공부한 우리에게 배짱과 자신감만 있다면 세계 어디를 가도 위축되거나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지스트대학 학생들은 미국의 UC버클리와 보스턴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 등 세계 유명 이공계 대학 여름학기를 경험하고 학점도 취득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 유일하게 칼텍과 여름방학 연구 프로그램, 정규학기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G-SURF)하여 지스트 학생이라면 누구나 칼텍 연구실에서 대학원 수준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

지스트 전경사진

◇세계무대로 도전하는 ‘화제의 주인공’들

지스트 출신 중에는 미국의 하버드대ㆍ칼텍·프린스턴대 등 해외 우수대학 9곳으로부터 대학원 과정 입학을 제안받은 학생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지난 2월 지스트대학을 졸업한 조혜린 학생이다. 물리학을 전공한 조혜린 학생은 지스트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칼텍, 호주 CRAFT 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이때 천체물리학의 다양한 분야를 심도 있게 연구하는 학문적 경험을 쌓았다.

조혜린 학생은 “지스트대학의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세계의 우수한 연구자들과 교류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조혜린 학생은 지스트 재학 시절 학교 홍보대사, 힙합동아리 멤버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였고, 칼텍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는 그곳 학생들에게 힙합을 가르치기도 하였다.

지스트대학 1기로 입학하여 최단기 박사학위를 받은 서장원 학생도 기대되는 졸업생 중 한 명이다. 서장원 박사는 학부 4년, 석ㆍ박사 통합과정 4.5년을 거쳐 총 8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지스트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복무까지 하며 10년 만에 모든 과정을 마쳤다. 서 박사는 최근 싱가포르 난양에 있는 이공계 분야의 세계적 명문 대학 난양공대 산하 연구소로 이직하며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서 박사는 “지스트는 연구자로서의 꿈이 있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준다”며 “특히 여름방학에 여러 분야를 경험해 볼 수 있는 G-SURF 프로그램이 대학원에 진학하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스트 김기선 총장은 “지스트대학 프로그램은 연결과 융합에 최적화된 ‘과학기술인’을 양성하는 이공계 대학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또한 “지스트는 탁월한 연구 성과와 교육 환경으로 세계를 향해 도약하는 학생들에게 든든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며, 지스트에서 마음껏 도전해 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