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 목포대양산단 전경

국내 대표적인 종합식품기업 대상㈜은 1956년 국산 발효 조미료 1호 '미원'을 출시하고, 이후 종합식품 브랜드 '청정원' '종가집' 등을 키워냈다. 2012년 소스 전문업체 ㈜정풍을 자회사로 인수했다. 2017년 김 사업 확대를 목표로 '해조류 검사센터'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해조류 품질관리,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등에 나서며 글로벌 김 시장 공략의 첨병 노릇을 한다. 핵심 김 가공공장은 전남 목포 대양일반산업단지(대양산단)에 생겼다. 정풍은 대양산단에 250억원을 들여 지난 9일 공장 2개 동을 완성했다. 연간 마른 김 250만속을 생산한다. 1속은 김 100장 한 묶음. 정풍은 소스·수프, 탕·육수류 등의 가공식품을 주로 생산하다가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세계 김 시장 공략에 나섰다.

김종식 목포시장은 "국내 굴지 김 기업이 공장을 가동하면서 수산식품산업 메카로서 대양산단 입지를 더욱 다지게 됐다"며 "목포를 비롯한 서남권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파급력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신남 부시장은 "정풍의 김 공장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 대양산단이 국내 김 가공 중심 산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마른 김 선두업체 선진수산은 지난해 1월 첫 생산을 시작했다. 2009년 설립된 선진수산은 충남 서천 공장을 내수 주력 공장으로, 대양산단 공장을 장기적으로 수출 전문 공장으로 운영한다. 대양산단 공장에서 연간 585만속의 김을 생산한다. 350억원의 매출 규모. 생산 물량의 60%는 일본에 수출한다. 260억원 상당의 물김을 지역에서 연간 사들여 전남 어민에게 수익을 제공하고 60여명의 고용도 창출한다.

대양산단은 김 가공업체의 입주가 쇄도하고 있다. 식품제조업 입주가 가능한 14만㎡(22필지)의 분양이 완료됐다. 김 가공업체 16곳 모두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전국 마른 김 생산량의 30% 이상을 생산하는 김 가공 전문 생산단지로 거듭난다. 현재 7개 업체가 가동 중이다. 김 가공업체의 분양이 잇따른 것은 대양산단이 물김 등 각종 수산물 원재료 확보에 강점을 보여서다. 전국 김 생산의 78.3%를 차지하는 전남에선 고흥·진도·해남·완도 등에서 마른 김의 원료가 되는 물김이 많이 나온다. 대양산단과 차량으로 1시간 내외 거리에 있다. 공장에 해수와 광역상수도가 공급돼 위생적인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목포대양산단에 입주한 선진수산에서 김을 가공하고 있다.

목포는 서남권 연근해 어장이 근접한 수산물 집산지이지만 수산식품 산업은 낙후돼 있다. 냉동·냉장창고 부족(전국 대비 1% 미만), 유통시설이 협소하고 오래돼 대부분 원물 형태로 유통된다. 이에 따라 목포시는 수산식품 부가가치와 제품 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서남권 수산식품종합벨트(수산종합타운)'를 대양산단과 가까운 북항 배후부지에 2025년 만든다. 수산물판매·냉동냉장·수산가공시설 구축에 314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대양산단에는 981억원을 투자해 60여개 가공공장과 5층 규모 냉동창고, 창업 및 무역지원센터 등을 갖춘 수산식품 수출단지를 조성한다. 2022년 가동한다. 또 수출단지에 '국립 김 연구소' 건립과 '국제 김 거래소' 유치도 추진한다.

열량은 낮고 영양은 풍부한 김은 세계인의 인기 식품이 됐다. '바다의 블루칩' '식품산업의 반도체' '바다의 반도체' '수산업계의 반도체' 등으로 불린다.

이에 따라 수출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김은 지난해 국내 수산물 1위 수출품에 올랐다. 2019년 국내 김 수출액은 6775억원(2만6979t)으로 2010년 1160억원에 비해 9년 만에 6배쯤 늘어났다. 오는 2024년 국내 김 수출 목표액은 1조 1600억원이다. 미국·일본·중국·태국·대만 등이 우리 김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김 수출국은 2007년 49개국에서 2018년 136개국으로 많이 늘어났다.

대양산단은 지난해 11월 국가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로 지정되면서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별법에 따라 국가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 지구 내에 입주한 에너지 특화기업은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각종 보조금 지원 비율 확대, 지방세 감면, 연구개발비 지원 등의 혜택을 받는다. 오형순 목포시 기업유치과장은 "국가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 지정, 수산식품수출단지 조성 등으로 대양산단이 투자의 최적지로 부상했다"며 "수산식품과 에너지 관련 유망 중소기업을 겨냥해 전방위적인 기업유치 활동을 펼쳐 분양률 100% 달성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대양산단 현재 분양률은 71.6%로, 올해 목표 분양률은 85%다. 106만 8000㎡ 중 76만4865㎡를 분양했다. 102개 업체가 대양산단 입주 계약을 했다. 44개 업체가 공장을 가동했고, 15개 업체는 건축 중이다. 43개 업체는 공장 건설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