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가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레스토랑과 카페, 술집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 통행 금지령까지 내렸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15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레스토랑, 술집 등 사람들이 가까이 모여 앉아 있는 곳에서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서 "레스토랑과 카페 등이 음식을 배달만 가능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16일 서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나이트클럽, 극장, 콘서트장, 영화관 등도 모두 영업을 중단한다. 이 조치는 17일 오전 9시(현지 시각)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LA도 15일 자정부터 31일까지 레스토랑, 술집을 비롯해 헬스장까지 영업 중단 행정명령을 내렸다.

CNN에 따르면 15일 기준으로 미 전역에서 코로나 감염자는 3100명으로, 전날 대비 1000명 증가했다. 뉴욕주 코로나 환자 수는 729명으로 집계돼 뉴욕주가 워싱턴주(624명)를 제치고 코로나 환자가 가장 많은 주(州)가 됐다. 뉴욕시는 16일부터 다음 달 20일까지 뉴욕시 공립학교를 폐쇄할 방침이다. 뉴욕과 인접한 뉴저지 호보컨시는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야간 통행을 금지하는 통금령을 16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도박의 도시 라스베이거스 내 카지노와 리조트도 속속 문을 닫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의 대표 리조트인 MGM 리조트 등이 17일부터 잠정 폐쇄된다. 스타벅스는 미국 전역에서 최소 2주간 매장 내 좌석 운영을 중단하고 테이크 아웃 주문만 받기로 했다.

의료진 감염 사례도 나왔다. 1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애틀 인근 에버그린 메디컬 센터에 근무했던 40대 남성 의사가 코로나에 감염돼 위독한 상태다. 뉴저지 패터슨에 거주하는 70대 의사도 코로나 확진을 받고 중환자실에 격리 중이다. NYT는 "미국에서 발생한 의료진 최초 감염 사례일 수 있다"고 했다.

또 미 해군 전함에서 환자가 발생해 집단 감염자가 나왔던 크루즈선 공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 해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 항공모함 USS 복서호(號)에 타고 있던 해군 한 명이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 군함에는 1200명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요 공항에선 유럽에서 머물다 급히 귀국한 미국인들로 인해 북새통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발 입국 차단 조치를 하면서 입국 금지 가능성을 우려한 미국인들이 본국으로 서둘러 돌아왔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에서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한 에마 로시는 NBC방송에 "입국 심사를 받는 데만 3시간, 건강 체크를 통과하는 데 2시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체크를 통과하는 데 또 1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