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렘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350년간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게 사과를 건넸다고 10일(현지 시각) 유로뉴스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알렉산더르 국왕 부부는 나흘간의 인도네시아 방문을 위해 9일 대규모 경제 사절단과 함께 도착했다. 2013년 즉위 이후 인도네시아 방문은 처음이다.
10일 알렌산더르 국왕 부부는 칼리바타 히어로즈 묘지를 방문에 인도네시아 전쟁 사망자들을 기리는 것으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그중에는 독립 전쟁 중 사망한 군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알렌산더르 국왕은 이날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 정부가 그동안 인도네시아에게 가했던 과도한 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며 "피해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이 대대로 이어져 온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16세기 말부터 네덜란드 식민 지배를 받아왔던 인도네시아는 일본이 1942년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후 1945년에 물러가자 재점령하려는 네덜란드와 4년간 독립 투쟁을 벌였다.
당시 네덜란드군은 독립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이 전투에서 4만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부분의 네덜란드 역사 사망자 수를 약 15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네덜란드는 1968년, 당시 폭력이 과도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네덜란드 군대가 인도네시아군의 게릴라전과 테러로 "군사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엔(UN)도 인도네시아 독립 투쟁 당시 네덜란드 군인들의 행동이 "다분히 의도적이고 무자비했다"고 규정한 적 있지만, 이로 인해 네덜란드 인사가 기소된 적은 없다.
2013년에는 네덜란드 대사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즉결 처형한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소송을 제기한 유족 10명에게 배상금을 지급했다. 네덜란드 대사의 사과 이후 동년도 11월 당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었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와 마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2014년 당선된 위도도 정권 아래 네덜란드는 농업, 의료, 연안 보호, 해양 산업 등의 분야에서 인도네시아와 경제 협력 협정을 맺었다.
위도도 대통령은 "우리는 역사를 지울 수 없지만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다"며 "우리는 과거로부터 배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에게 득이 되는 선에서 대등한 관계를 구축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