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유머 그리고 격려. 조세 무리뉴 감독이 다시 한 번 기적을 연출할 수 있을까.

토트넘은 오는 8일 오전 2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 경기장에서 번리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경기에 나선다.

해리 케인에 이어 손흥민마저 부상으로 쓰러진 이후 토트넘은 어느덧 4연패 위기에 빠졌다. FA컵서 탈락했을 뿐만 아니라 리그 4위권에서 멀어진 상황이다.

이처럼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무리뉴 감독이 지도자로 남긴 업적은 무시할 수 없다. 전설의 포르투 시절을 포함해서 첼시 1기 리그에 파란을 일으키며 '스페셜 원'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무리뉴 감독이지만 선수로서 보낸 커리어는 상대적으로 초라하다. 미드필더 출신의 그는 포르투갈 하부 리그를 전진하다 1987년 24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원래 무리뉴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의 재능에 한계를 빠르게 깨닫고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무리뉴 감독은 현역 시절 '게으른 천재'였다고 한다.

미국 'BR 풋볼'의 마르쿠스 알베스 기자는 무리뉴 감독의 현역 시절 동료 발터마르 브리토와 인터뷰해 재밌는 에피소드를 발굴했다.

브리토는 과거 2004년부터 2007년가지 첼시서 무리뉴 감독의 수석 코치로 일할 만큼 절친한 사이였다. 그는 "무리뉴는 불평 많고 게으른 선수였다. 뛰어난 재능이었으나 좀 게으른 편이었다"라고 폭로했다.

번리전 기자 회견서 무리뉴 감독은 브리토 감독의 폭로를 듣고 '내가 선수로 게을렀다고?'라고 잠시 뜸을 들인 다음 "맞다, 솔직히 완벽하게 맞는 말"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감독 무리뉴'가 '선수 무리뉴'를 만난다면 어떻게 대할 것이냐는 짓궂은 질문에 무리뉴 감독은 "선수 무리뉴를 안쓸거다. 간단하다. 절대 안 쓸거다"라고 고개를 저엇다.

무리뉴 감독은 '선수 무리뉴'를 팔 것이냐는 질문에 "걔한테 제안이 온다고? 얼른 데려가라고 해라. 자유계약(FA)으로 내줄 수도 있다"라고 넉살을 떨었다.

특유의 인터뷰 스킬과 유머 감각을 보여준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현역 시절과 빗대어 토트넘 선수들의 헌신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토트넘 선수들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기면 좋겠지만 나는 내 선수들에게 '선수로 책임감' 그리고 '남자로 책임감', '어려운 상황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너무 많이 배우고 있다'라고 격려했다.

이어 "힘든 상황에 있는 선수들이지만 나에게 와서 '감독님, 나는 당신을 위해 마지막 모든 것을 쏟아낼 준비가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럴 때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배운다. 그래서 좋다"라고 덧붙였다.

유머와 비유, 그리고 선수들을 위한 격려. 무리뉴는 무리뉴다운 인터뷰를 남겼다. 오랜만에 스페셜원다운 면모를 보여준 무리뉴 감독이 4연패의 위기에 놓인 토트넘이 기적적인 반전을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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