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제작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자사 공식 게임 실행기에 유튜버 ‘게임조무사’ 영상을 홍보하면서 게이머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조무사(助務士)는 간호조무사를 뜻하는 단어지만, 최근 인터넷 접미사로써 직업을 비하하는데 흔히 쓰이고 있어서다.

6일 블리자드 공식 게임 앱 ‘배틀넷’에 노출된 유튜버 게임조무사의 영상.

6일 블리자드 자사 공식 게임 앱인 ‘배틀넷(Battle.net)’에서는 유튜버 게임조무사의 영상을 노출하고 있다. 게임 업체들은 앱에 자사 게임과 관련한 콘텐츠들을 소개하곤 한다. 게이머들의 원활한 진행 등을 돕기 위함이다.

게임조무사는 블리자드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관련 영상을 만드는 유튜버다. 이날 소개된 영상은 ‘우레폭풍’이라는 전설 무기를 제작하는 내용으로 지난달 29일 공개됐다. 그는 지난해 9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총 7개 영상을 올렸다.

게이머들의 비판은 블리자드를 향한다. 특정 직업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단어를 공식 앱에까지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조무사의 사전적 정의는 ‘법정 자격을 가지고 진료와 간호 업무를 돕는 사람’이다. 온라인상에서 비하 단어로 흔히 보이게 된 것은 2017년쯤부터다. 일부 네티즌들이 "간호조무사는 ‘진짜 간호사’가 아니다"며 조무사라는 명사를 비하의 뜻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간호조무사를 비하하는 사회분위기.

처음엔 여경을 '치안조무사', 여성 소방관은 '소방조무사'로 부르는 식으로 쓰이던 ‘조무사 드립’은 용례가 확장돼, 최근엔 광범위한 비하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영어를 못하는 이들은 ‘영어조무사’, 연기를 못하는 배우는 ‘연기조무사’로 부르는 식이다. 게이머들은 "온라인 마케팅에 나서며 조무사가 비하의 의미로 쓰인다는 것을 설마 모르진 않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블리자드는 문제가 된 유튜버를 공식 섭외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영상이 좋아 소개했을 뿐 공식적으로 섭외한 제작자는 아니다"고 했다. 다만 조무사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노출한 점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조무사가 비하의 의미로 쓰이지만, 사전적 의미는 나쁘지 않다"며 "통념적으로 조무사가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는 확인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