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5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중국 사과론’을 가소롭다고 일축했다. 중국 정부는 전날에도 바이러스 발원지가 중국이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폭스뉴스 진행자가 방송에서 ‘중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전염병에 대해 정식 사과해야 한다’고 했고, 일부 소셜미디어에도 유사한 논조가 있다"는 질문에 "그 진행자의 말은 터무니없고 가소롭다"고 했다.
앞서 폭스뉴스의 프로그램 ‘더 파이브’ 진행자인 제시 워터스는 2일 방송에서 "중국에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에서 생겨난 건데, 중국으로부터 한마디 말도 못 들었다"며 한 말이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 사과론’은 전혀 근거가 없고 이치에 맞지도 않다고 했다. 그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아직 정설이 없다"고 했다. 2009년 미국에서 발생해 그해 전 세계에서 1만8449명 사망자를 낸 ‘H1N1’ 독감을 언급하며 "누가 미국에 사과를 요구했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강력한 조치로 중국 내에서 전염병 확산을 통제했고 다른 나라로 번지는 것을 저지했다"며 "중국은 세계 각국의 전염병 항격을 위해 새로운 모범을 세웠다"고 했다.
중국 측 전문가와 관영 매체에 이어 이젠 중국 외교부가 전면에 나서 바이러스 중국 발원론을 공개적으로 부인하는 상황이다. 자오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선 "아무런 근거도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 부르는 것은 중국이 전염병 재해를 제조했다는 누명을 씌우려는 의도"라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일에 이어 4일에도 바이러스의 근원과 전파 경로를 확실히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암시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밖으로 급속 확산하자 외국에선 ‘중국은 사과부터 하라’는 여론이 크다. 중국 관영 방송 CCTV의 앵커 추멍황은 지난달 20일 소셜미디어에 ‘중국이 다른 나라에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중국인들로부터 맹비난에 시달리기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는 4일 "바이러스 근원은 다른 나라일 수 있으며, 중국은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