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경영인 잭 웰치(84·사진) 전 GE 최고경영자(CEO)가 사망했다. 미 경제 전문 채널 CNBC에 따르면 1일(현지 시각) 오전 웰치는 수십년간 앓아온 신부전증으로 미국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난 그는 화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60년 화학 엔지니어로 GE에 입사했다. 그는 1981년 45세의 나이로 GE의 최연소 회장 겸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라 2001년까지 20년 동안 재임했다. 그는 1000개에 달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가전사업에 집중하던 회사의 몸집을 불려 GE를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가 회장으로 일하던 기간에 GE의 매출은 4배 이상 성장했고, 시가총액은 30배 가까이 늘었다. 2000년 GE의 시가총액은 5940억달러로 세계 1위였다.

이 때문에 그는 '세기의 경영자(Manager of the Century)'라는 명성을 얻었고, 전 세계 경영자들은 그의 리더십 스타일을 연구하고 경영 전략을 따라 했다. 제품의 불량률을 대폭 줄인 '시그마 6' 운동을 성공적으로 수행, 재계에 '시그마 6' 선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엄청난 강도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실적 하위 10% 직원을 해고하고, 업계 1~2위가 아닌 사업부는 모두 매각하거나 폐쇄했다. 회장으로 취임한 후 5년 동안 직원 11만명을 해고했다. 자신과 뜻이 맞지 않거나 실적을 내지 못하는 임직원들에게 '나가라'고 말하는 것이 자비로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저돌적인 경영이었지만 사람을 하도 많이 자르다 보니 '중성자탄 잭(Neutron Jack)'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성자탄 잭만한 (전설적인) CEO는 없었다"고 추모 트윗을 날렸다.

그러나 세계 1위 기업이었던 GE는 잭 웰치와 후임 CEO들이 벌였던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로 인한 고질적 경영난을 겪었다. 2018년엔 미국을 대표하는 30개 우량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가 회장이던 2000년 주당 60달러였던 GE 주가는 최근 10달러 안팎을 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