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료나눔재단
한쪽 무릎 기준 120만원, 양쪽 무릎 240만원 지원
보건소서 접수… 주민센터에서 대리 신청도 가능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70~80%가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노화로 무릎 연골이 점점 닳아 없어지면서 관절이 변형돼 심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골이 소모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한 번 망가지면 재생할 수 없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초·중기 환자의 경우에는 약물·물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말기 이상으로 진행됐다면 반드시 수술해야 하는데 한쪽 무릎 당 250만~300만 원에 달하는 수술비에 물리 치료 비용, 입원비 등을 더하면 금액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노년 삶의 질 떨어뜨리는 무릎 퇴행성관절염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겪는 고통을 수치로 나타내면 약 8.3이라고 한다. 산모가 출산할 때 느끼는 고통이 8.7이라고 하니 퇴행성관절염이 얼마나 괴로운 질환인지 짐작할 만하다. 말기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 인공관절 수술이다. 2017년 국내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총 6만3378명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대는 53%를 차지한 70대였고, 60대(34%), 80대(13%)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많은 환자가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지만, 경제적 부담과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취약 계층 노인도 35만 명에 이른다.
보행 능력은 삶의 질(質)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실버 세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 마음껏 걷지 못하는 노인은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기 쉽고, 운동 부족으로 복부 비만·고혈압·당뇨 등 합병증이 발병해 생명을 위협받을 수도 있다. 외부 여가 활동에서도 소외돼 우울증이나 치매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으로 취약 계층 노인 돕는다
보건복지부와 노인의료나눔재단이 함께하는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은 지난 2015년 시작해 올해로 6년째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치료나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고액의 치료비 때문에 고통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는 저소득층 노인이 대상이다. 심한 퇴행성관절염으로 소외된 노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사회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의 목표다.
지난 5년간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을 신청한 사람은 2015년 1473명에서 2016년 3322명, 2017년 2556명, 2018년 1374명, 2019년 2608명에 이르는 등 해마다 느는 상황이다. 아쉽게도 예산이 한정된 탓에 정작 수술비 지원은 2015년 579명, 2016년 2344명, 2017년 1781명, 2018년 1089명, 2019년 1777명에게만 돌아갔다. 많은 신청자가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대상은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선착순으로 선정되므로 자격 요건이 충분하다면 가능한 한 빨리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상범 인본병원 대표원장은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악화하면 심한 통증과 부종, 보행 장애 등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일으킬 수 있다"며 "최근에는 첨단 소재와 의료 기술이 발달해 더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으므로 고령 환자들이 지원사업 등을 활용해 수술을 받고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
"6년 간 총 7700명 무릎 퇴행성관절염 고통 덜어줘
무지외반증·허리·치핵 질환 등 지원 분야 늘릴 것"
다음은 나병기 노인의료나눔재단 상임이사와의 일문일답.
―노인의료나눔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가.
"2015년 출범 후 지금까지 노인 건강과 관련한 사회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 ▲질병 예방 안내 ▲평생 교육 등 전국 노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밖에 의료 나눔을 위한 기금 조성 사업과 저소득층 노인 및 독거노인 복지 프로그램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치료나 수술을 권유받은 만 60세 이상 환자 가운데 신청일을 기준으로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에 속한다면 지원 대상이 된다. 전국 시·군·구 보건소에서 신청 가능하며 본인 외 가족, 사회복지사 등 대리인이 신청할 수도 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의 의미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신체적인 고통뿐 아니라 극심한 정신적 고통도 겪는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진행하는 지원사업은 환자의 고통은 물론 부양자의 의료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나아가 사회적인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인공관절 수술 후 환자 만족도는 어떤가.
"지난해 노인의료나눔재단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5%가 '수술 결과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수술하고 가장 좋은 점으로는 통증이 줄고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노인의료나눔재단의 수술비 지원이 수술 결정에 영향을 줬는지 묻자 84%가 '그렇다'고 답했다.
―지금까지 혜택을 받은 환자 수는 얼마나 되나.
"노인의료나눔재단이 출범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700명이 1만1600건의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로는 약 100억 원을 지원했다. 안타깝게도 턱없이 부족한 예산 때문에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이 이듬해를 기약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부족한 예산을 메우기 위해 맞춤형 후원을 활성화하려 한다. 맞춤형 후원은 기부자가 돕고자 하는 대상을 정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후원자 모임인 '천사클럽'을 발족해 1천사 1후원을 실천하고 있다. 이 밖에 여러 사회단체와 기업, 개인 후원자들의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천사클럽 회원가입은 노인의료나눔재단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후원 문의는 전화로 하면 된다.
―앞으로 계획은.
"노인의료나눔재단은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노후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지원사업을 확대해 더 많은 저소득층 노인에게 희망을 선물하고자 한다. 노인이 자유롭게 걷는 데 방해가 되는 허리 질환이나 무지외반증, 치핵 질환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각종 노인 건강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