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추진하는 '검찰 내 수사·기소 분리 방안'에 대해 일선 검사들의 공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부통신망에는 지난 18일에 이어 19일에도 막내급 평검사 1명이 '수사·기소 분리'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는 150개가 넘는 찬성 댓글이 달리는 등 검찰 내부가 동요하고 있다.

그러나 추 장관은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의 비판 여론을 '조직적 반발'로 규정하고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법무부는 이날 추 장관이 21일 소집한 전국 검사장 회의를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이후로 연기한다"며 "검사장 회의는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당분간 검사장 회의가 열리긴 어렵겠지만 추 장관이 다른 방식으로 이 사안을 밀어붙일 것"이란 말이 나왔다.

구자원(사법연수원 44기) 수원지검 여주지청 검사는 이날 '기소하지 않는 검사는 검사인가'라는 글에서 "이미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돼 수사권이 경찰에 부여됐는데 다시 검사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떻게 분리한다는 것인지 와 닿지 않는다"고 했다.

이수영(44기) 대구지검 상주지청 검사는 전날 올린 글에서 "소추 기관인 검사는 공소(公訴)의 제기나 유지뿐만 아니라 수사의 개시 단계부터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 다 추 장관과 법무부를 정면으로 치받은 셈이다.

이들 글에는 최근 추 장관의 '학살인사'로 좌천된 검사들, 추 장관의 참모 역할을 했던 법무부 간부 출신 검사들도 호응했다. 지난 1월까지 법무부 대변인으로 근무했던 박재억(29기)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장은 "같은 생각과 의문을 갖고 있다"고 했다. '윤석열 사단'으로 낙인찍혀 지난달 좌천된 한동훈(27기) 부산고검 차장검사, 송경호(29기) 여주지청장도 "공감한다" "좋은 글 감사하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태훈(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이수영 검사 글에 추 장관의 '수사·기소 분리'를 옹호하는 6개의 반박 댓글을 달았다가 "평검사 인사를 주무르는 검찰과장이 후배 검사들을 찍어 누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댓글을 모두 삭제했다. 구자원 검사글에 단 댓글 1개는 남겨뒀다.

작년까지 법무부에서 근무했던 한상형(36기) 부산지검 검사는 "청년 검사가 소신을 밝혔는데 댓글을 달아가며 '기다려 보는 것이 순서'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김태은(31기)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은 김 과장을 향해 "어렵게 댓글을 내린 김에, 명분도 공감대도 찾기 어려운 (검사장) 회의 개최 또한 내리도록 고언(苦言)하시라"고도 했다. 검찰 반발에도 추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상태로는 조직적인 반발도 있고, 모든 개혁은 누군가는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이 개혁의 방향이 옳고 고민하고 풀어내야 될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연기되긴 했지만 법무부는 21일 검사장 회의를 앞두고 법률 개정을 통한 수사·기소 검사 분리, 기소 여부 판단에 관여하는 총괄기소심사관제 도입 등 복수(複數)의 방안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검찰이 운용 중인 총괄검찰심의관제도가 채택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법조계 인사는 "법무부가 친문(親文) 인사를 심사관으로 앉힌 뒤 정권 수사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