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구성원들이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데에는 조동성 인천대 총장의 지원이 한몫했다. 2016년 7월 2대 총장을 맡은 그는 부임 초기부터 이를 독려했다. 그는 "대학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통로가 혁신"이라며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휴대전화라는 제품 하나를 완성하려면 수천 가지의 부품이 정교하게 결합해야 합니다. 대학이라는 조직도 마찬가지예요. 대학이 추구하는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려면 기존의 것을 바꾸는 세부적이고 다양한 노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하죠.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혁신 아이디어를 짜고, 이를 실무진에게 알리는 하향식(Top-down) 방식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그는 대학의 혁신은 실무진이 의견을 제안하는 상향식(Bottom-up)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실무진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는 절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 역시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암초에 걸리거나, 실무진들의 이유 있는 반발에 갈등을 겪기도 했다.
"혁신(革新)을 풀이하면, 가죽을 벗기는 듯한 고통을 감수하고 새롭게 하는 것입니다. 혹독한 고통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죠. 특히 교직원이나 보직교수 같은 실무진들이 고된 현장 업무에다가 고통스러운 혁신 업무까지 추가한다고 여기면 반발이 심할 수밖에 없어요. 이때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강행하면 안 됩니다. 실무진들이 혁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때를 기다려야 해요."
이를 위해 조 총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직 문화를 바꿨다. 먼저 상향식 조직도를 거꾸로 하향식으로 제작·배포했다. 전 직원 250명의 이름이 포함된 조직도 맨 위쪽부터 말단 직원을, 가장 아래쪽에는 총장을 배치했다. 그동안 조직도에 누락됐던 구성원들이 자신을 드러내기를 바라는 의도에서다. 혁신 문화에 맞지 않는 용어도 순화시켰다. 예를 들어, 대학본부와 현장 부서 간에 "서류를 내려 보내고, 올린다"는 표현 대신 "제출하다"를 사용하고 모든 구성원이 서로 존댓말을 쓰게 했다. 나이, 직급, 직책과 관계없이 구성원들 간 서로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도록 이끌었다. 본부에서 총괄하던 예산 편성 권한도 단과대학에 넘겼다. 본부는 단과대학에 예산 편성 기준의 범위만 제시하고, 단과대학에서 의사 결정한 사항에 대해 관리만 하는 방식이다. 권한을 넘기자 불필요한 예산 낭비가 줄고, 학과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기 시작했다.
또한 혁신 프로젝트에 대한 지식재산권도 명확하게 했다. 아이디어를 낸 실무자가 직접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책임실명제를 적용한 그는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를 명확히 해 그 공로를 인정하고 책임감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조 총장은 혁신 프로젝트의 성공 사례가 다른 대학에 많이 공유되기를 원한다. 그는 "많은 대학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학 간 노하우 공유를 통해 시행착오를 피하고 더 나은 혁신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