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세계 1위와 2위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지정학적 갈등 확산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전세계 국방비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지난 1일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둥펑(DF)-17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4일(현지 시각) 발표한 '밀리터리 밸런스 2020'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세계 171개국의 국방 지출이 전년 대비 4% 증가한 173조달러(약 20경4700조원)에 달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이다.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의 국방비 지출 증가로 유럽과 아시아 등 나머지 지역의 지출 증가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다른 나라들도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방위비 지출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중국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각각 약 6850억달러(약 810조원), 1810억 달러(약 214조원)로 1년 사이 7% 정도씩 늘었다. 증가분은 대부분 재래식 군사 장비에 투자됐지만, 초음속 무기와 인공지능(AI) emd 첨단기술 관련 연구 개발에도 일정 부분 사용됐다고 IISS는 전했다.

루시 베로-쉬드로 IISS 연구원은 "양국의 국방비 지출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기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은 평균 4.2% 증가했다. 여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겨냥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이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유럽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각국의 국방비 지출 규모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784억달러), 러시아(616억달러), 인도(605억달러), 영국(548억달러), 프랑스(523억달러), 일본(486억달러), 독일(485억달러) 순으로 컸다. 한국은 398억달러(약 48조원)를 지출해 10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