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법무부 대회의실서 전국 고검장·지검장 회의
대검은 기조부장이 참석... 검찰개혁 후속조치도 논의
추미애, 윤석열에 12일 직접 전화 걸어 협조 요청
"전례 없어... '반대'로 쏠리면 오히려 동력 잃을 것"

추미애(왼쪽)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추미애 법무장관이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 관련 검사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오는 21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다.

법무부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7층 대회의실에서 '검찰개혁 관련 전국 검사장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법무부는 전날 6개 고등검찰청 검사장과 18개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회의 개최를 알리고 참석을 요청했다.

대검찰청도 이정수 기획조정부장이 참석해 검찰 수뇌부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참석하지 않는다. 법무부 산하 외청이지만 검찰의 독립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추 장관이 대검을 찾아 윤 총장과 직접 만나기도 했지만 이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전해졌다.

앞서 추 장관은 지난 11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직접수사 관련) 검찰 내부에서 수사와 기소 판단의 주체를 달리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검찰과 사전 협의 없이 제도 개선을 추진한 것으로, 검사장 회의는 사후적인 의견 수렴 절차 성격을 갖는다.

특히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장관 주도로 검사장 회의가 열리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법무부 관계자는 "역대 법무장관 주재로 검사장 회의가 열린 적이 있는지는 따로 파악하고 있지 않다"면서 "장관이 검사장들과 식사를 겸한 자리를 가진 사례 등도 있어 회의 성격을 두고 전례 여부를 구분해서 확인해 드리기는 어렵다"고 했다.

회의 개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법무부는 장관 발표 이튿날인 지난 12일 조남관 검찰국장을 통해 협조를 요청하려 했지만, 대검은 법무부의 구체적인 제도 개선 방안 제시가 먼저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같은날 추 장관이 직접 윤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협조를 요청했다. 대검 관계자는 "회의 개최 일정이 확정된 과정은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대검이 회의 개최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검찰 의견 수렴 과정도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검찰 안팎에선 "검사의 직무를 범죄수사와 공소제기로 규정한 현행 검찰청법에 어긋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총장도 "권력형 부패 범죄 대응에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 "수사 절차의 개시와 종료를 분리하는 취지에 대해 일선 상당수 검사들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의 "수사에 착수하는 사람은 결론을 못 내리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라는 작년 5월 기자간담회 발언까지 인용했다. 그러나 문 전 총장 발언은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부여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하다 나온 것이었다.

추 장관이 검사장 회의 개최로 제도 개선 논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지만,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사장 회의는 전국 일선 검찰청 검사들의 의견을 한 자리에서 모아 듣겠다는 구상이다. 추 장관은 11일 간담회에서 "일선 검사들의 우려, 실무적 고충이 예측되는 부분을 검사장들이 취합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직 검사장은 "장관이 회의를 하겠다며 검사장을 불러 모은 사례는 기억에 없다"면서 "의견 수렴 결과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일 경우 이를 대놓고 묵살하기도 어려운 만큼 오히려 수사·기소 분리안을 밀어붙일 명분이나 동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검사장 회의에서는 △수사권조정·공수처 법안 공포 후 대통령령 등 하위 법령 제정 △검찰 수사관행·조직문화 개선 등에 대한 의견 청취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법무부는 "회의를 통해 수렴된 구성원들의 의견을 향후 정책 추진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