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인구가 11일(현지 시각) 1억명을 돌파했다. 유럽과 아시아 곳곳이 저출산으로 '인구절벽'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룬 쾌거(?)지만, 정작 이집트에선 축하보다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라고 뉴욕타임스(NYT)가 같은 날 보도했다.

11일 이집트 기획부에 설치된 스크린에 실시간 인구가 1억2명으로 표출된 모습.

NYT는 이집트 정부의 발표 내용을 인용, 이날 낮 중부 미니아(알미니아)주(州)에서 ‘1억번째 국민'인 야스미네 라비에라는 이름의 여자 아이가 태어났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집트의 연간 인구증가율이 1.8%로 6개월마다 인구가 100만명씩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집트 가임 여성이 평생 낳는 평균 자녀수, 즉 합계출산율은 3.5로, 한국의 3배가 넘는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10년 후 2030년 이집트의 인구는 1억2천800만명으로 불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압둘팟타흐 시시 대통령은 인구 증가를 테러에 맞먹는 안보위협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급격한 인구증가에 따라 고질적 경제난과 취업난 교통체증과 주택난도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집트의 빈곤율은 2015년 27.8%에서 지난해 32.5%로 악화됐다.

물과 농지가 부족한 이집트는 약 4% 국토에 인구의 95%가 몰려 거주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상수원인 나일강 상류에 에티오피아가 대형 댐을 가동할 예정이서 물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집트 아인아인샴스대학의 산부인과전문의 아므르 A 나딘 박사는 NYT 인터뷰에서 "정부가 인구과잉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실효성 있는 대응 전략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