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전도연이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축하하면서, 배우들의 연기상도 "꿈꿀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11일 오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주연 배우 전도연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 제공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가 집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현지에서 진행된 특별 상영 GV의 전석이 매진되는 등 이목이 집중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영화를 관람한 해외 유수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잇따른 초청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또, 제34회 스위스 프리부르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도 공식 초청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전도연은 극 중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를 연기했다. 어두웠던 과거에서 벗어나 완벽하게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술집 사장 연희 앞에 모든 것을 청산할 수 있는 거액의 돈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나타난다. 오로지 자신을 위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헛된 희망을 이용하며 범죄의 큰 판을 짜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칸의 여왕'으로 불리는 전도연은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상도 받았는데, 고개를 숙였다. 난 갈길이 멀구나"라며 "그래도 이제 꿈을 꿀 수가 있다. 사실 이 세상과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 같았는데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난 꿈을 꾸는 배우가 됐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윤 선생님과 아카데미를 가야죠"라며 웃었다.

전도연은 지난 2007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 '밀양'(감독 이창동)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연기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기생충'은 지난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외국어(비영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고,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총 4관왕을 기록했다. 한국 영화 101년사 새 역사를 썼다.

"칸의 포문을 열었던 배우로서 스스로 프라이드를 가져도 될 것 같다"라는 말에 전도연은 "'밀양'을 찍고 나서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가 생겼고, 작품으로 채우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부담스러웠다.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채우고 있는가'라는 것에 대해서 갈증이 있었다. 사실 지금도 칸의 여왕 수식어가 붙지만, 아직도 나 자신을 보면 부족하고 채워가고 싶다"고 답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에 대해서는 "각본상만 받았다고 생각해 '상이 적은 거 아니야?'라고 했는데, 4관왕이라고 하더라. 이제 우리에게도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나도 꿈꾸는 여배우다. 이제 꿈을 꿔 보려고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으로, 2월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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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