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가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지도부 임의로 결정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비례대표 후보는 지도부나 공천 심사위 등이 사실상 순위까지 결정해 추천하는 이른바 전략 공천을 해왔는데 이번 총선부터 안 된다는 것이다. 당원 투표 등으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당장 미래한국당(한국당의 비례 정당) 공천이 제한받을 수 있다.

지역구 후보는 정당이 전략 공천을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 그런데 비례 후보는 안 된다는 것은 해괴한 논리다. 헌법과 정당법이 규정한 정당 자유를 침해할 소지도 크다. 선관위는 민주당 등 범여권이 작년 말 한국당 반대 속에 강행 통과시킨 선거법에 그런 취지의 조문이 새로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한다. 범여권이 누더기 선거법을 공수처와 거래해 일방 통과시키는 초유의 폭거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던 선관위가 여야 합의도 없이 들어간 이상한 조문을 근거로 야당 손발을 묶으려 하고 있다.

선관위는 '안철수 신당' 이름도 유권자 혼란 등을 이유로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얼마 전엔 한국당에 대해 '비례한국당' 명칭을 쓸 수 없다고 했다. 이 정권은 '문재인 캠프 특보' 출신을 선관위 상임위원에 억지로 임명했다. 선거를 앞두고 야당 발목을 잡기 위한 장기 포석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선거 규칙인 선거법을 맘대로 바꾸더니 이제 심판을 봐야 할 선관위까지 중립을 지키고 있느냐는 의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16년 총선에서 경찰이 선거 정보를 수집했다고 경찰청장 등이 처벌받았다. 그런데 이 정권 경찰도 최근 정보 경찰의 정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청은 소속 정보 경찰들에게 매일 보고서를 한 건씩 쓰도록 하고 지방별 담당자를 두고 전국 정보를 모을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당초 정부 여당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힘이 세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정보 경찰을 줄이고 정보 수집 범위도 제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거꾸로다. 선거를 앞둔 경찰의 정보 활동 강화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정보 경찰 개혁을 다짐했지만 선거를 앞두고 다 빈말이 되고 있다.

집권 세력은 이번 총선에서 이기고자 무슨 일이든 하려 하고 있다. 야당 반대를 짓누르고 선거 규칙을 강제 개정하고 매표(買票) 의도가 뚜렷한 세금 살포도 이어가고 있다. 심판을 봐야 할 선관위가 선수로 뛰려 하고, 역사 흐름을 거슬러 정보 경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이 큰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약지인 부산에 내려가 단체로 마스크를 쓰고 집회를 강행했다. 선거가 아니었으면 그런 무리를 했겠나. 이렇게 선거에 모든 것을 걸고 달려든 정권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