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급속하게 번지면서, 음모론과 괴담성 가짜 뉴스들이 확산되고 있다. 가장 널리 퍼진 것은 '에이즈 바이러스 조작설'이다. 지난달 31일 논문 출판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올려진 인도 연구진의 논문이 진원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에이즈 바이러스와 일치하는 염기 서열 4개를 발견했고, 이는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저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인위적으로 에이즈 바이러스를 심는 조작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되는 7번째 코로나 바이러스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주장이 국내에서 확산되는 과정에서 "우한 폐렴 치료제로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약화시키는 항바이러스 약물이 사용된다는 것이야말로 움직일 수 없는 증거"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국내 확진자 가운데 1, 2, 3, 4번은 이런 약물을 사용한 것이 확인됐고, 나머지 확진자들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제의 논문에 대해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염기 서열 가운데 너무 짧은 부분만 분석했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연구"라고 평가한다. 에이즈 바이러스 염기 서열이 보이는 현상은 종이 다른 바이러스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이 잇따르자, 연구진은 3일 논문을 자진 철회했다.

에이즈 치료제가 사용되는 것이 증거라는 소문도 낭설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이즈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복제되는 과정에 필요한 부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그런 효과를 기대하고 신종 코로나 감염에도 사용하는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에 특화된 바이러스 치료제가 아직 없기에 기존 항바이러스제, 스테로이드 등 다양한 약제를 시도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있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생물학 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고나 실수로 우연히 유출됐다는 주장이 등장해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퍼지기도 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에볼라와 같은 위험한 병원균 실험이 가능한 연구 시설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공개된 바이러스의 유전체 특성을 봤을 때 인위적으로 만든 것으로 볼 근거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의 뉴(new) 아메리칸 안보센터는 "생물학적 무기를 만들려면 몰래 해야 하는데 우한 연구소는 국제적으로 교류가 활발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캐나다에서 연구 중이던 바이러스가 중국으로 밀반입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중국 출신 바이러스 박사 부부가 캐나다 국립 미생물학연구소에서 일하다가 바이러스를 우한으로 빼돌렸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캐나다 경찰은 이 박사 부부의 행동에 공공 안전 위험을 일으킬 만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각종 감염증 백신 개발에 거액을 기부한 미국의 빌 게이츠 재단에서 더 많은 기부금을 받기 위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제조됐을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