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종료 직전 잠깐 교체 멤버로 이탈리아 프로축구(세리에A) 그라운드를 밟았을 뿐인데도 이탈리아 언론이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럴 만도 했다. 그의 성(姓)이 바로 이탈리아 축구 명가(名家)로 통하는 '말디니'이기 때문이다.
다니엘 말디니(19)가 3일 AC밀란 유니폼을 입고 엘라스 베로나와의 홈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AC밀란 사상 최고 수비수로 꼽히는 전 이탈리아 국가대표 파올로 말디니(52)의 둘째 아들이자 체사레 말디니 전(前) 이탈리아 대표팀 및 AC밀란 감독의 손자이기도 하다. 3일 경기는 바로 '말디니'가 AC 유니폼을 입고 3대(代)째 그라운드를 누비는 순간이었다.
2016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 체사레는 1954~1966년 AC밀란 수비수로 뛰면서 네 차례 정상에 섰다. 1967년 은퇴 후엔 두 차례(1972~1974, 2001년) AC밀란 지휘봉을 잡았다.
현재 AC밀란 기술 이사로 일하는 아버지 파올로는 이탈리아 대표팀 수비수로 2002 한일 월드컵에 출전했고, 한국과 16강전에도 뛰었다. 1984년부터 2009년까지 AC밀란 한 팀에서만 뛰고 은퇴한 그 역시 25시즌 동안 7차례 리그 우승, 5차례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1차례 FIFA(국제축구연맹) 클럽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현역 시절 달았던 3번은 AC밀란의 영구결번이다.
아버지, 할아버지와 달리 공격수인 다니엘 말디니는 U-19(19세 이하) 대표 출신이며, AC밀란 유스팀에서 뛰다 최근 1군 무대를 밟았다.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AC밀란은 그와의 계약을 2024년 6월 30일까지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