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의 국내 확진자가 15명에 이르면서 소비 심리가 급랭하고 있다. 확진자 중 일부가 2·3차 감염자로 밝혀지자 시민들이 대형 마트, 복합쇼핑몰, 영화관 같은 다중(多衆) 시설에 가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주말 쇼핑객이 하루 평균 7만~8만명이던 대형 백화점 본점의 지난 주말 방문객은 5만~6만명 수준으로 떨어졌고, 면세점 매출은 30% 줄었다. 각종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고 가족 외식조차 꺼려 북적이던 유명 맛집들이 좌석의 절반도 못 채웠다. 중국인이 많이 찾는 제주도는 국내외 관광객이 30~40% 줄었고, 수학여행이나 세미나 행사 등을 취소하겠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개학을 연기하거나 휴업한 유치원과 초·중·고교가 전국에 300곳 이상 되고 문화센터에는 환불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춘제 연휴 후 약 열흘 만에 개장한 중국 증시는 3일 하루 동안 7.7% 폭락했다. 상하이 증시에선 개장과 동시에 3000개 넘는 종목이 가격 제한 폭인 10%까지 떨어져 거래가 중단되는 '블랙 먼데이'가 펼쳐졌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이 침체되면 우리 수출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수출 부진에다 내수까지 얼어붙는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헤어나기 힘든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 말 그대로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친 대형 위기)이 눈앞에 닥쳐왔다.

정부가 어제 관계 부처 장관회의를 갖고 피해 예상 업종에 정책 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복합 골절을 당한 사람한테 반창고 붙여주는 식의 처방에 불과하다.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는데 주 52시간제에 묶여 초과 생산이 불가능해지자 정부는 뒤늦게 마스크 제조업체에 특별 연장 근로를 허용했다. 이런 식으로 건건이 정부 허락을 받게 해서야 어떻게 경제 활력을 되살릴 수 있겠나. 이 정부는 반기업·반시장 정책을 펴면서 최저임금의 과속 인상, 주 52시간제의 막무가내 적용 등으로 중소기업과 서민 경제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 위기를 기존의 경제 정책 기조를 과감하게 전환하는 기회로 삼으면 경제 분위기를 일신할 수도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전화위복이 너무나 절실하고 절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