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12시 50분쯤 우한 교민 200명이 탄 버스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정문을 통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 368명 가운데 200명이 31일 격리 시설인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당초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도로봉쇄 등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교민을 태운 버스 18대는 이날 오후 12시 50분쯤 경찰인재개발원 정문에 도착했다. 버스들은 정문 주차장으로 이동해 소독 작업을 마친 뒤, 숙소가 있는 본관으로 이동했다. 앞서 경찰은 통행 차량에 대한 소독 등 방역을 위해 △터널식 소독기 1대 △차량 내부 소독기 △대인 소독기 2대 등의 시설을 설치했다. 오전 6시 3분(현지시간 오전 5시 3분) 우한공항을 출발한지 약 7시간만에 교민들은 격리 시설로 입소하게 됐다.


◇큰 충돌없이 격리시설 도착… "교민들 힘내세요" 응원 현수막도
교민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기 직전인 오후 12시 25분쯤.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 1명이 트랙터를 몰고 도로 옆길로 돌진하는 소동이 있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이 이를 막아세우고, 주민을 설득한 끝에 상황은 종료됐다. 또 경찰 인재개발원 주변에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전세기 격리수용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이 내걸리며, 버스 도착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됐다.

전날 정부가 우한 복귀 교민에 대한 아산 수용을 발표하자,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트랙터, 지게차 등을 동원해 도로를 봉쇄하기도 했다. 주민 50~60명은 이날 새벽까지 철야 농성을 진행하기도 했다.

31일 오후 중국 우한 교민들의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도착이 임박한 가운데, 한 주민이 트랙터를 몰고 인재개발원으로 들어가려다고 하자 경찰이 저지하고 있다.

경찰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 초입에 15개 중대, 경력 1100여명을 배치했다. 전날 10여개 경력 중대 700여명에 비해 인원을 50% 늘린 것이다. 교민 150명이 격리 수용될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도 경력 1100여명이 배치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산에 도착한 버스는 주민들과 큰 충돌없이 경찰 인재개발원에 진입했다. 전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마을을 방문해 취지를 설명하고, 주민을 위한 대책마련을 약속하면서 주민들의 화가 누그러든 모양새다.

31일 중국 우한 교민이 격리 수용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앞에서 주민들이 '교민 수용 철회'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앞서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초사2통 주민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 끝에 교민들의 입소를 막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날 설치한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도 오전 11시 38분쯤 모두 철거했다. 주민들은 정부·도의 철저한 방역대책과 함께 건의사항 등을 전달하기로 했다.

우한 교민을 응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찰인재개발원 정문 앞에는 ‘우린 다 같이 국민입니다’ ‘편히 지내시고 건강하게 귀가 하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아산시민은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등의 응원 현수막도 내걸렸다. 전날부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한 교민을 환영한다는 ‘우리가 아산이다(we_are_asan)’라는 캠페인도 진행됐다.

31일 우한 교민들을 수용하는 경찰인재개발원 진입로에는 교민들을 응원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교민들, ‘바이러스 최장 잠복기’ 14일간 격리 생활…"외부 출입·면회 금지"

교민들은 앞으로 14일간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나뉘어 격리 수용된다. 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최장 잠복기를 14일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간에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감염의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있어, 14일간 격리를 하고 일단 건강 상태를 체크한 이후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바로 격리를 해제할 수 있다.

교민들에게는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춘 1인 1실로 방이 배정되며, 감염예방을 위해 식당을 이용하는 대신, 도시락으로 식사를 한다. 다만 어린아이는 보호자와 함께 지낼 수 있다. 또 1인실을 나와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때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KF94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31일 700여명의 우한 교민 중 200명이 먼저 격리되는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시설에 입소한 교민은 외부 출입과 면회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또 세면도구와 침구류 등은 개인별로 제공받고, 사용한 뒤에는 폐기물로 처리한다. 격리시설에는 행정안전부 소속 등 공무원 148명도 상주한다.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생활시설에 배치된 의료진은 매일 2회 교민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며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