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R로 중국 방문력 확인하고는 곧바로 진료 거부"

대한항공에 근무하는 승무원 A씨는 며칠전 근육 통증으로 일산의 한 정형외과를 찾았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A씨의 출입국 이력을 확인하고서는 곧바로 진료가 어려우니 돌아가라는 얘기를 들었다. 후베이성 우한과 무관한 지역을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출입국 기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진료를 거부 당한 것이다.

29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의심 환자와 함께 선별진료소 대기실로 들어가고 있다.

31일 대한항공 관계자에 따르면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기 시작한 이후 일부 병원들이 의료기관 전산시스템(DUR)을 통해 해외 국가 방문력을 확인하고는 무작정 진료를 거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과거 보건당국에서 메르스때 감염 확산을 관리하기 위해 중동 다녀온 사람들을 병원시스템에 뜨게끔 해놨는데, 최근 중국도 그렇게 조치를 해놓은 것 같다"며 "아무런 증상이 없고 근육 통증만으로 병원에 갔는데 진료를 거부 당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일을 겪은 승무원들은 한둘이 아니다. 우한 폐렴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이전 시점에 중국을 다녀온 승무원들도 비슷한 일을 겪으며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 당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후베이성뿐 아니라 다른 지역을 방문한 승무원들도 진료 거부를 당하는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충북 등의 일부 지역에서는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의료기관에서 진료 거부행위를 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보건당국이 현장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충청북도는 최근 청주지역 선별진료 의료기관 5곳과 보건소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설 명절을 전후로 도내 일부 의료기관에서 발열 증세가 있는 중국 여행객 등에 대한 진료 거부 행위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접수 됨에 따라 지도 점검 차원에서 이뤄졌다. 보건당국은 실제로 선별진료 의료기관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거부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 법적 처분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