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이 박쥐 등 야생동물을 즐겨 먹는 중국의 식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약 4년 전 ‘박쥐 먹방’ 영상을 공개했던 중국의 한 유명 블로거가 네티즌의 뭇매 끝에 사과했다.

28일 중국 현지 온라인상에는 왕멍윈(汪夢云)이라는 블로거가 올린 박쥐 요리 먹방 영상이 빠르게 공유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왕멍윈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해외여행 콘텐츠를 주로 공유하는 블로거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2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연합뉴스

왕멍윈이 문제의 ‘박쥐 먹방’을 촬영한 건 약 4년 전인 지난 2016년 6월이다. 당시 그는 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의 한 식당에서 박쥐 요리를 주문하고, 이를 먹는 모습을 찍어 ‘박쥐를 먹는 미녀’라는 제목으로 웨이보에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그는 박쥐를 먹고난 뒤 "고기가 아주 질기기는 한데 엄청 맛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박쥐의 날개를 양쪽으로 펼쳐보이기도 했다.

당시에도 큰 화제를 모은 이 영상이 재확산된 건 최근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부터다. 일각에서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의 음식 문화가 이같은 상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부 네티즌들이 왕멍윈의 영상에 분노를 표한 것이다.

쏟아지는 비난에 왕멍윈은 웨이보에 글을 써 "(동영상을 찍었던) 2016년으로 돌아가 보자면 나는 바이러스에 대해 무지했다"며 사과했다.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발원지는 우한(武漢)의 화난(華南) 수산물도매시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소리, 흰코사향고양이, 대나무쥐, 코알라 등 다양한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불법 도축한 뒤 판매하던 곳이다.

2002년 말 중국에서 시작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역시 위생 상태가 열악한 야생동물 시장에서 발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스는 박쥐의 바이러스가 변종해 사향고양이로 옮겨졌고, 이후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