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를 살 때 같은 값이면 보통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을 고르려고 한다. 하지만 '자연산'이라는 말이 붙는 일부 품목의 경우, 그렇지가 않다. 더 작고, 모양이 못나도 드물기 때문에 훨씬 귀하다. 동해안 문어보다 작은 남쪽 바다의 왜문어, 센 물살 속에 더디 자란 자연산 돌미역 등이 그렇다.
전남 고흥, 여수, 완도 앞바다 등에서 나는 왜문어는 전복·소라 등을 먹고 자란다. 돌문어라고도 부르며, 동해안 문어보다 작지만 값은 더 쳐 준다. 단백질이 풍부하며 나이아신, 타우린 성분이 많다. 노인 건강과 허약 체질 강화, 산후 몸조리를 위해 사람들이 찾는다.
왜문어는 말리면 색이 붉어지며, 이를 피문어라고 한다. 약문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둥근 머리 부분을 뒤집어 내장을 빼고 나무 고리를 끼워 햇볕에 말린다. 생것보다 감칠맛과 함께 단맛이 나고 육질이 덜 질기다.
특품 피문어는 길이가 대개 65㎝가 넘는다. 남도명품관은 무게가 650g 이상인 특품 1호는 12만원, 450g 이상 특품 2호는 9만원, 350g 이상 특품 3호는 7만원에 판매한다. 상품(250g 이상)은 6만원, 중품(150g 이상)은 4만원이다.
서거차도 자연산 돌미역도 구입할 수 있다. 진한 국물이 우러나 '사골 미역', 임산부가 많이 먹어 '산모 미역'이라고도 불리는 명품 미역이다.
서거차도는 진도군 팽목항에서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섬(면적 2.8㎢)이다. 물살이 세기로 이름난 맹골수도와 가깝다. 섬 갯바위나 절벽에 포자가 저절로 붙은 돌미역이 더디 자라 작은 대신 줄기와 이파리가 통통하고 두텁다. 자연히 식감이 다르다.
지난해 8월 서거차도 주민들이 갯바위, 절벽에서 따 말린 돌미역 가운데 선별한 최상급 별품을 한정(40장) 판매한다. 1장(길이 90㎝가량, 폭 25~27㎝)에 8만원이다(택배비 5000원 별도). 자연산 돌미역은 새우·조개류를 넣고 끓이면 풍미가 더하다. 마른 중하 새우는 400g 포장 1만5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