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이 에미나이”
감히(?) 손예진을 ‘에미나이’라고 부르며 못 잡아 먹어 으르렁거린다. 금방이라도 남북 전쟁을 일으킬 것처럼 쏘아보면서도 떠난다고 하니 무심하게 손편지를 읽어주는 반전 매력도 있다. tvN ‘사랑의 불시착’ 감초 캐릭터 표치수가 그렇다.
표치수는 ‘사랑의 불시착’에서 함경도 출신 5중대 특무상사다. 급한 성격에 말도 거칠고 비호감처럼 느껴지지만 호랑이도 잡아봤다는 허세 속 알고 보면 쥐 한 마리도 못 잡는 쫄보다. 남한에서 북한으로 불시착한 윤세리(손예진 분)와 앙숙처럼 지내지만, 속마음은 정 많고 착한 인물이다.
표치수와 윤세리의 톰과 제리 ‘케미’ 덕에 ‘사랑의 불시착’ 재미요소가 풍성해졌다. 시청자들 역시 두 사람의 ‘티키타카’ 매료된 상황. 미워할 수 없는 북한군 표치수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배우 양경원의 인기 역시 높아지고 있다.
양경원은 최근 OSEN과 인터뷰에서 “인기를 실감하는가”라는 질문에 “지인들이 ‘잘 보고 있다’며 갑자기 연락을 많이 해주고 있다. 지나가다가 보면 알아보는 분들도 생겼다. 어머니 가게에는 ‘표치수, 사장 아들’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도 붙었다. 아내는 표치수 기사나 후기 댓글을 신나서 보여준다. 다들 너무 행복해하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 감사할 따름”이라며 수줍게 소감을 말했다.
표치수는 극중 현빈이 연기하는 리정혁의 부하다. 윤세리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뒤 리정혁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표치수와 군 부하들이 두 사람을 돕고 있다. 애국심 강한 표치수로서는 남한에서 온 당돌한 윤세리를 ‘에미나이(계집아이의 방언)’라고 깎아내리며 구박하는데 둘의 ‘케미’가 기대 이상이다.
양경원은 “손예진 배우에게 정말 감사하다. 윤세리가 없었다면 표치수도 이렇게 되지 못했을 듯하다. 손예진 배우는 배려심이 정말 깊다. 내심 아쉬웠던 컷이 있어도 얘기를 못하고 있는데 대신 한 번 더 가자고 하더라. 방송 선배인데 부담스럽지 않게 많이 챙겨준다. 사실 너무 예뻐서 화도 안 난다. 연기를 잘 받아줘서 저는 그냥 얹혀서 가고 있다”며 손예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윤세리가 여권을 발급 받아 북한을 떠나게 됐을 때 표치수와 리정혁, 박광범(이신영 분), 김주먹(유수빈 분), 금은동(탕준상 분)은 그를 위해 소풍을 떠났다. 윤세리와 티격태격했던 표치수는 “에미나이를 위한 환송시. 단감도 바람이 불면 똑 떨어지건만 이 놈의 에미나이는 뭐든 지 멋대로 총을 쏴도 죽질 않고 세상 골칫거리. 그래도 떠나는 마당이니 내 소원만은 들어 달라. 잘 가라 다치지 말고. 잘 살아라 우리 잊지 말고. 만에 하나 들키더라도 절대로 절대로 불지 말라 내 이름만은"이라는 환송시를 읊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양경원은 “에미나이를 위한 환송시는 대본 리딩할 때에도 읽으면서 너무 웃겨서 웃었다. 현장에서 연기할 땐 시원섭섭한 서운함을 더 담았다. 윤세리한테 정이 갈 때 쯤 헤어지는 거니까. 이정효 감독님이 편집으로 더 잘 살려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면서도 “표치수와 윤세리를 더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지만 앞으로는 윤세리와 리정혁의 애정전선이 쭉 가야 될 것 같다. 저로서는 지금 선에서 두 사람을 토스해주는 역할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인터뷰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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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