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송클라(태국), 이승우 기자] “정승원을 보기 위해 방콕에서 송클라까지 왔다.”
K리그가 태국에서 축구 한류를 이끌고 있다. 태국 현지 팬들이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한국어로 정승원(대구), 조규성(안양), 강윤성(제주) 등 K리거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 태국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1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이동준의 극적인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승점 3을 추가하며 1-1로 비긴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이날 승리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향한 여정에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극적인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받았다. 그 사이에서 귀에 익은 한국말이 들렸다.
자신을 ‘얼굴 천재’ 정승원의 팬이라고 밝힌 태국인 놋치(24) 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다.
놋치 씨는 “정승원이 태국에 온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라며 “이날 경기를 위해 방콕에서 정승원을 보기 위해 왔다”라고 밝혔다. 이날 정승원이 결장한 아쉬움에 오는 12일 이란전이 열릴 때까지 송클라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했다.
송클라는 인구 8만여 명의 소도시로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거리가 1000km 가량 떨어져 있다. 육로로 13시간이 걸리고 항공편을 이용해도 3시간 이상이 걸리는 거리다.
놋치 씨는 “태국의 SNS와 뉴스에 정승원의 사진이 많이 나온다”라고 밝혔다. 직접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태국의 뉴스 매체인 ‘수드사프다’, ‘사눕’ 등에 게재된 정승원의 사진을 보여줬다.
놋치 씨는 일찍히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으며 한국 방문 경험도 상당하다. ‘희라’라는 한국어 이름을 갖고 있을 정도다.
역시 틴술라논 스타디움을 찾은 송클라 교민 박예원(14) 양은 조규성의 팬이다. 박 양이 조규성을 알게 된 계기도 태국인 친구 덕분이다. 박 양은 취재진에게 “조규성 선수에게 사랑한다고 전해달라”라고 부탁까지 했다.
태국의 팬들이 K리그 선수들을 알게 된 경로는 TV 중계와 인터넷이다. 경기장을 찾은 송클락 교민에 따르면 태국인들의 스포츠에 대한 열정은 어느 나라보다 강하다.
극적인 승리로 태국 현지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김학범호의 K리거들이 오는 12일 이란전에서 2연승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