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목회자 단체인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회장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원로목사)가 10일 “현 정부는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와 중심 가치에 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음을 국민 앞에 공표하라”는 내용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복협은 전국 주요 교회 전·현직 목사들이 참여하는 대표적 개신교 단체 중 하나다. 한복협의 시국 선언 발표는 이례적이다.

한복협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교교회(최이우 목사)에서 총회 및 월례 조찬 기도회를 갖고 ‘대한민국을 자유와 민주주의로 충만하게 하라!’는 제목의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복협은 1981년 박조준·정진경 목사 등이 주축이 돼 창립됐다. 김명혁 명예회장(강변교회 원로목사)을 비롯해 최이우·오정호(대전 새로남교회), 이재훈(온누리교회) 목사 등 부회장단과 박종화(경동교회 원로), 최성규(인천순복음교회 원로), 최홍준(호산나교회 원로),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정성진(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 목사 등이 중앙위원으로 참여하며 전체 회원은 250여명에 이른다.

한복협은 선언문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가장 심각하게 분열돼 한반도 남쪽에 마치 두 나라가 존재하는 것처럼 대립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현 정부의 국정 운영에 관해 작심하고 고언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과거 적폐의 청산이 절실하고 남북 관계에서 평화의 증진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며 “그러나 사회 발전 과정과 국민 전체의 화합을 깊이 생각하여 적폐 청산과 남북의 화해 증진에서 지혜로운 접근과 포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대다수 국민은 극우 보수와 극단 진보를 원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며 “주인인 국민이 현 정부에게 화합과 발전의 책임을 맡겼으니 이 책무를 태산보다 무겁게 여기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통일지상주의적 ‘빠른 통일’보다는 개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 진정 보장되는 ‘바른 통일’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한복협은 “오늘의 혼란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은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으로 돌아가 자유민주주의적인 국가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복협 총무 이옥기 목사는 “사회의 분열과 갈등이 너무 심각해 회장단을 중심으로 지난해 10월부터 10차례 모임을 갖고 선언문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