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재해 사고로 사망한 근로자 수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900명 밑으로 떨어진 855명을 기록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이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산재 사고사망자 최초 800명대 진입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8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855명으로, 2018년보다 116명(11.9%)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8년 집계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해 산재 사망자는 839명으로 감소폭(132명)이 더 크다. 이 장관은 "작년 7월부터 공사 규모 2000만원 미만의 건설현장도 산재 보상범위에 포함돼 사망자 16명이 추가됐다"고 했다.

근로자 1만명당 산재 사망자를 의미하는 ‘사망 만인율’은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으나, 0.45~0.46명 정도로 예측돼 처음으로 0.4명대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종별로는 ‘추락’과 ‘부딪힘’ 사고가 많은 건설업이 428명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비해 57명 감소했다. 제조업은 206명이 사망해 전년보다 11명 줄었다. 기타 업종은 269명에서 221명으로 48명 줄었다.

1999명 통계 작성 당시 산재 사망자는 1456명이었다. 이후 사망자가 점차 줄어 2014년엔 992명으로 떨어졌으나, 수년간 좀처럼 줄지 않았다. 2018년에는 오히려 전년보다 사망자가 7명 늘어난 971명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지난해 산재 사망자가 줄어든 것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관리·감독이 주효했다고 붆석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가 발생하는 건설업은 감독 대상을 확대하고, 추락 사고 예방 대책 등을 적극적으로 펼쳤다"고 했다.

고용부는 올해 산재 사망자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보인다면 산재 사망자는 현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에는 600명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게 고용부 계산이다. 이 장관은 "올해 원청의 책임이 대폭 강화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는 만큼 이를 현장에 정착시킨다면 사망 사고를 줄이는데 상당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올해에도 핵심 국정과제인 ‘산재 사망 절반 줄이기’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 노동계 "눈가리고 아웅, 자화자찬 할 일 아냐"
고용부 발표에 대해 노동계는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반응이다. 한국노총은 입장문을 통해 "고용부는 지난해 산재 사망자가 줄어든 원인으로 건설 현장과 공공기관 사업장의 안전관리 감독에 행정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했지만, 몇 가지 의문이 있다"며 "현재 산재 사망자는 (산재 사고) 승인일을 기준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실제 발생된 사망 사고와는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건설경기 하락에 의한 작업량 감소가 사망자 감소와 연관이 돼 있지 않은지도 면밀하게 검토돼야 한다"면서 "전체 산재의 80%를 차지하는 50인 미만 제조업 사망자는 증가했는데, 50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보건관리자의 선임 의무가 면제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노총은 "정부 목표를 달성하려면 (지금처럼) 한정적인 행정력을 특정 업종에 집중하고, 영세 사업장의 자율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으로는 산재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없다"며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 예방 의무를 확대하고,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망자가 큰 폭으로 준 것은 맞지만 정부 정책의 시행으로 100%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불시점검이라고 하지만 감독을 나오기 전에 현장에 미리 알리는 등 산재를 감추기 위한 관행들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사망자가 줄었다는 취지는 좋지만 정확한 분석 없이 숫자만 뭉뚱그려 발표하는 건 자화자찬일 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