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윤송이

1975년 서울 출생, 서울과학고,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대학원 컴퓨터 신경과학 뇌·인지과학전공 박사, 2000년 맥킨지앤드컴퍼니 입사, 2002년 와이더댄닷컴 이사, 2004년 SK텔레콤 상무

2015년 3월 27일, 한국 대표 게임 회사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주주총회가 열린 날 윤송이 엔씨 사장은 그의 경영 능력을 의심하던 이들에게 일격을 날렸다. 윤 사장은 주총이 열리기 두 달 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8년 11월 엔씨 부사장으로 합류하고 7년 만이었다. 일각에선 윤 사장의 승진 배경으로 김택진 엔씨 대표의 부인이라는 것을 거론하며 경영 능력에 의문을 표시했다.

하지만 윤 사장은 실적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윤 사장이 엔씨웨스트(엔씨 북미·유럽 법인) 대표(최고경영자·CEO)를 맡은 2012년 이후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 엔씨웨스트는 2009~2011년 약 700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윤 사장은 엔씨웨스트 대표로 취임한 이후 2년 동안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던 개발 및 사업 조직을 통합했고, 엔씨웨스트 홀딩스를 설립해 시장 대응 기능을 강화하면서 위기에 빠졌던 회사를 살려냈다. 대표 취임 첫해였던 2012년 출시한 ‘길드워2’ 성공에 힘입어 그해 매출만 전년보다 435% 증가한 2568억원을 기록했다.

윤 사장은 이공계 출신이다. 드라마 ‘카이스트’에서 배우 이나영이 연기한 천재 공학도의 실제 모델이다. 윤 사장은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KAIST)를 조기 졸업했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컴퓨터 신경과학 뇌·인지과학 박사 학위를 3년 6개월 만에 딴 ‘최연소(24년 2개월) 박사’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학문의 길 대신 기업을 택했다. 첫 직장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앤드컴퍼니. 2004년 29세에 SK텔레콤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되면서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으로 선정되는 등 공학도 출신 경영인으로 자리 잡았다.

전공을 살려 엔씨의 인공지능(AI) 연구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AI 센터는 2011년 윤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시작됐다. 현재 인력은 150명이다. AI 분야의 넓은 인맥도 활용한다. 윤 사장은 지난해 3월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인간 중심 AI 연구소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제리 양 야후 공동 창업자, 제프 딘 구글 AI 책임자 등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곳이다. 윤 사장은 지난해 MIT 센스닷나노 심포지엄(MIT SENSE.nano Symposium)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제어하지 않는 엔씨의 게임 속 캐릭터나 몬스터는 AI를 통해 스스로 결정을 내리며 동작한다"라며 "AI가 상대 사용자의 플레이 패턴 수준을 바탕으로 자신의 파워나 전투 전략을 선택한다"라고 발표했다.

윤 사장은 게임 본고장 미국을 제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엔씨웨스트는 2015년 적자 전환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상태다. 엔씨는 지난해 초 모바일 RPG(롤플레잉 게임) ‘아이온 레기온즈 오브 워’를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129개국에 출시하고 조직개편을 시행하는 등 실적 개선에 나섰다. 또한 엔씨가 강점이 있는 PC 온라인 게임 외에 콘솔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선보이며 다각화 전략을 꾀할 예정이다. 엔씨 관계자는 "PC 및 콘솔 게임 신작을 북미·유럽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엔씨웨스트 주식 22만9000주(1332억원)를 추가 취득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윤송이 사장은 어떤 사람

공대생 자매
동생 윤하얀과 '천재 자매'로 통한다. 동생도 서울과학고를 나왔고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택진과의 러브스토리
2004년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만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2007년 11월 결혼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로 큰 성공을 거둔 '벤처 업계의 신화'다.

이재준 인공지능(AI) 센터장
윤 사장과 SK텔레콤에서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1㎜'를 함께 개발한 인물. 윤 사장이 직접 엔씨소프트 인공지능(AI) 센터에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하면서 합류했다.

그림·바이올린·테니스
카이스트 그림 동아리를 처음 만든 게 윤 사장이다. 체임버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테니스 동아리 활동을 하는 등 예체능에도 소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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