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MBC 전 직원들이 왔더라고요. 페이커를 보려고". '라디오스타' PD가 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의 인기에 혀를 내둘렀다.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뮤지컬 배우 김소현,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까지 함께 한 새해 첫 방송 후기를 직접 들어봤다.
1일 밤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이하 라스)'는 '올해도 잘 될 거야 아마두'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에 김희철, 페이커, 김소현, 정샘물이 게스트로 출연해 근황과 입담을 뽐냈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를 유지해온 인물들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진행된 녹화와 2020년 새해 첫 방송된 '라스'의 게스트로 손색없는 게스트들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인물은 페이커였다. e-스포츠를 대표하는 그가 이날 '라스'에서 '연봉 50 억설'은 물론 한 달 지출, 모태 솔로 등 일상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낸 것. 소속 팀 SKT T1 팀복을 입고 등장한 그는 평소 오랜 팬이었던 김희철에게 선망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라스'를 연출하는 최행호 PD는 2일 OSEN과의 통화에서 "페이커 섭외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얘기했다. 2018년 '롤드컵(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 끝난 뒤부터 계속해서 섭외를 시도했다. 새로운 분야의 인물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는데, 페이커가 워낙 '살아있는 전설' 같은 존재이다 보니 시청자 분들께 새로운 문화를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섭외를 시도했다. 그런데 페이커가 대회도 있고 현역 선수로서 경기에 집중하려다 보니 빠른 시간에 출연하기가 어려웠다. 마침 2019년 대회가 끝나고 시간이 가능할 것 같아 성사됐다"고 섭외 비화를 밝혔다.
그는 "김희철이 따로 인사할 법도 한데, 녹화 들어가기 전부터 계속 옆에 있으면서도 함부로 쳐다보질 못하더라. 진정한 팬심이란 그런 것인가 싶었다"며 웃었다. 이어 "'라스' MC 중에 김국진, 김구라의 경우 사실 게임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익숙하지 않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느 한 분야의 정점에 선 인물이란 점에서 페이커를 존중했다"고 말했다.
최행호 PD는 "어제(1일) 방송에 출연하신 분들 모두 새해 첫 방송이고, 녹화날이 크리스마스라 시청자 분들께 좋은 기운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각 분야 '최고'인 분들로만 섭외했다"고 자신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날 그렇게 마침 시간을 내주시기도 힘든데, 다들 함께 해주신 덕분에 시청자 분들께 업계 최고인 분들의 이야기로 좋은 기운을 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행호 PD는 공개 입양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준 정샘물에게 공감한 바를 말하며 감동을 표현했다.
또한 그는 "보통 촬영이 끝나면 출연자 분들 중에 몇 분 정도만 현장에서 '라스' 제작진한테 사인 요청을 받고는 하신다. 그런데 그날은 녹화 끝나고 회사에 있던 모든 MBC 사원들, 협력 직원들까지 20대부터 30대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페이커 한 명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더라. 현장에 있던 '라스' 스태프들도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이어 "대단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라고 생각했다. 회사의 기성세대들이 많이 놀라워했다"고 했다.
새해 첫 방송을 마친 만큼 '라스'의 변화도 기대되는 상황. 최행호 PD는 "김구라가 안영미와 베스트 커플상을 나름 기대한 것 같더라. 둘 다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지난 '2019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김구라와 안영미가 베스트 커플상 후보에 올랐던 비화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페이커처럼 계속 기존에 볼 수 없던 이변적인 캐스팅을 하려고 한다. 새로운 이야기. 색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 사실 섭외가 만만치는 않다. 매주 새로운 라인업을 꾸린다는 게. 경쟁 프로그램도 정말 강하지 않나. 그렇지만 더 열심히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잡았다.
무엇보다 최행호 PD는 "조만간 공석인 MC 자리를 채워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얘기했던 것들을 정리해야 할 것 같다. 스케줄 문제와 본인들의 고사한 것들이 얽히면서 쉽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제작진과 MC들과 같이 이야기해서 제일 적합한 인물을 섭외하려고 한다. 스페셜 MC로 나와주신 분들 모두가 후보다. 다 열심히 하고 잘해주셨다"고 밝혔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