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28일(현지 시각) 유대인 명절인 ‘하누카’(Hanukkah) 행사에 참여하던 유대인들을 상대로 한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5명이 부상했다.

AP통신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밤 오후 10시쯤 뉴욕주(州) 록랜드 카운티 몬시에 있는 한 유대인의 집에서 열린 하누카 중 복면을 쓴 한 남성이 침입해 마체테(날이 넓은 긴 칼)을 휘둘러 5명이 다쳤다.

뉴욕 라파모 경찰관들이 29일(현지 시각) 유대인들을 상대로 흉기 난동을 벌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그라프턴 토마스(37)를 경찰 차량으로 호송하고 있다.

부상자 중 칼에 6차례 찔린 1명을 포함해 2명은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행사에는 100여명이 참석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도주했지만 이내 경찰에 체포됐다. 흉기 난동 사건 용의자는 살인미수 5건과 강도 1건의 전과(前科)가 있는 37세 남성이라고 타임지는 전했다.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록랜드 카운티는 미국 내에서 유대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동네다. 뉴욕주에 따르면 록랜드 카운티에 등록된 거주민 32만명 중 31.4%가 유대인이다.

경찰과 언론에선 이번 사건을 반(反) 유대주의 혐오 범죄로 보고 있다. 하누카 연휴 첫날인 지난 23일에도 뉴욕 맨해튼에서 유대인 전통 모자 '야물커'를 쓰고 있던 노인이 반유대인 구호를 외치며 달려든 청년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지난 8일 이후에만 뉴욕 주에서 13건의 반유대주의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전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성명서를 통해 "이 사건 범인들은 국내의 테러리스트들이다. 법에도 그런 부분들이 반영돼야 하고, 그들은 테러 행위를 저지른 벌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규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8일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건을 두고 "끔찍하다"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모여 반유대주의의 악랄한 재앙에 맞서 싸워 근절하자"고 썼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어떤 종류의 혐오 행위에도 결코 관용은 없다"며 "이번 사건을 끝까지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도 트위터를 통해 "증오는 뉴욕에 발붙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