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트와이스, 엑소 등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린 아이돌들에 대한 스토킹이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트와이스의 멤버인 지효가 공항에서 부상을 당한 사건을 비롯해 특정 멤버에 대한 스토킹 문제가 논란이 된데 이어 세계 최고 보이밴드로 부상한 BTS 역시 '사생팬'으로 인한 두려움을 호소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19일 트와이스 공식 SNS에 "(트와이스) 스토킹 이슈 관련, 관할 경찰서에 신변 보호 요청을 완료해 현재 자사 및 청담 지역에서 해당 조치가 실행 중"이라고 밝혔다. SNS를 통해 한 팬이 트와이스에 대한 스토킹 계획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통상 아이돌의 공연, 인터뷰, 개인방송, 출근길 등 모든 행보는 미디어를 통해 노출된다. 카메라가 꺼진 곳에서도 개인 시간을 쉽게 가질 수 없다. 어디에선가 아이돌을 직접 만나기 위해 찾아오는 일명 '사생팬' 때문이다.
사생팬은 아티스트의 뒤를 쫓아다니며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는 팬을 뜻한다. 아티스트의 개인 연락처를 알아내 연락을 시도하거나 비공식 스케줄에 나타나는 것은 기본이다. 아티스트의 가족이나 지인들의 개인정보를 찾아내 연락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항공 좌석 정보를 구해 기내에 함께 탑승하기도 한다.
BTS의 멤버인 뷔는 지난 15일 브이라이브에 출연해 방탄소년단이 전세기를 이용하는 건 사생팬 탓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장거리 비행을 할 때 우리가 타는 걸 알고 앞자리나 옆자리에 앉는 분들이 있다"면서 "이런 일들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정말 무섭다"고 토로했다.
갓세븐 멤버인 영재도 지난 10일 개인 SNS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전화로 잠을 자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밤낮 가리는 거 없이 전화하니 잠도 못 자고 돌아버리겠다"면서 "제발 한국 사람이든 외국 사람이든 전화 좀 그만해달라"고 호소했다.
해외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해외에 나가 호텔을 예약하면 아티스트가 묵고 있는 한 층이 다 (사생팬들로) 만실이 되는 경우도 있다"며 "아티스트의 항공 및 숙소 정보는 공연사나 행사 주최 측이 아니면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루트가 없는데도 이를 알아내서 회사 입장에서도 당혹스럽다"고 설명했다.
사생팬들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기획사에선 '블랙리스트'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정해진 규칙을 어길 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불이익을 받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제도만으로는 사생팬 근절을 이룰 수 없는 게 실상이다.
JYP가 이번에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것도 사실상 회사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관리가 가능한 수준을 이미 벗어났다는 얘기다. 연예계 관계자는 "기획사에서는 팬덤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까봐 묵인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아이돌의 사생활과 정신건강, 신변에 위협을 주는 요소에 대해 더 엄격한 기준을 대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