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역사적인 대결에서 승리한 이세돌이 진짜 은퇴한 이유와 함께 알파고와의 역사적인 첫 승과 함께 오마이걸에 대한 팬심을 털어놨다.

18일 오후 방송된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 이세돌 9단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세돌은 이동욱의 팬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세돌은 "'도깨비' 보다는 '진심이 닿다'가 더 좋았다"며 "'마이걸'은 제가 3번이나 돌려서 봤다"고 했다.

이세돌은 은퇴 기념으로 대국을 하고 싶었는데, 다른 기사들은 부담을 느낄 것 같아서 인공지능과 대결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제가 은퇴하는 마당에 기사들이 부담을 느낄 것 같았다"며 "인공지능은 부담이 없다"고 했다.

이세돌은 인공지능과 바둑대결에서 동등한 조건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이세돌은 "이번 대결은 핸디캡 매치다"라며 "제가 2점을 깔고 해도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동욱은 직접 인공지능 한돌 개발팀장을 만났다. 한돌 개발팀장은 "한돌은 2017년에 개발 됐다"며 "2.0 버전은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90% 이상의 승률을 보였고, 3.0은 2.0을 상대로 90% 이상 승리를 거뒀다. 한돌은 알파고보다 더 성능이 좋고, 세계 바둑 인공지능 대회에서 3위에 입상했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한돌과 대결에서 완승했다. 이세돌은 "지든 이기든 당당하자"라고 대결을 앞둔 소감을 남겼다. 이동욱 역시 "12회가 마치면 제발 제가 당당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세돌 9단은 중요한 대국을 앞두고 머리를 안자르기로 유명했다. 이세돌은 "연말에 중요한 대국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연말이 되면 머리가 기는 경우가 많다. 징크스 같은 것은 전혀 없고 귀찮아서 그렇다"고 털어놨다.

이세돌은 '질 자신이 없다'는 말로 유명했다. 이세돌은 "제가 직접 한 말이긴 하다"며 "1국을 이긴 뒤에 누가 물어봐서 '질 자신이 없다'고 농담으로 말했다. 공식적으로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세돌은 플렉스 토크에서 자신이 천재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밝혔다. 이세돌은 "바둑 쪽은 제가 천재형에 가깝긴 하다"며 "프로기사로 입단을 걱정한 적은 없다. 다만 몇 살인지가 문제였다. (최연소 입단 기록) 못깨서 실망했다. 천재가 노력하면 무섭다"고 고백했다.

이세돌은 은퇴 하는 이유에 대해 진심을 다해 털어놨다. 이세돌은 "제가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AI가 결정타를 날렸다. 제 생각에 절대 이길 수 없다. 우리끼리 잘한다고 해서 이게 큰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둑을 7살에 배웠는데, 예술로 배웠다. 저는 바둑을 둘이 만들어 가는 작품으로 배웠다. 더 이상 하기는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절망감을 표현했다.

이세돌은 2016년 알파고와 패배 이후에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이세돌은 "제가 뱉어 놓은 이야기가 있어서 스트레스가 있었다"며 "그래도 바둑인데, 쉽게 생각했다. 무한대에 가까운 수가 있는데,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둑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준비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세돌은 1국 당시에 알파고의 결정적 한 수에 당황하기도 했다. 이세돌은 "제가 초반에 불리했다가 역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파고가 당해주자는 수를 생각하고 유도한 것 같다"고 당황스러운 소감을 남겼다.

이세돌은 1국 패배 당시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세돌의 아내는 "당시에 이세돌은 괜찮았다고 생각했다"며 "집에서는 밝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방에 혼자 있다. 저한테는 기분 나쁜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알파고와의 4국에서 이긴 이세돌은 딸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 이세돌은 "제가 오판을 했던 것이 알파고가 초반에 약하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초반에 승부를 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3연패 이후에 초반이 강하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4국에서는 제 스타일 대로 하지 않고, 꾹꾹 참았다. 78수는 정상적으로 하면 방어가 불가능한 수가 아니다. AI도 실수를 하는 구나"라고 당시 대국을 표현했다. 이세돌의 아내도 4국 당시에 구글 관계자들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세돌은 알파고와 대국 당시 대신 돌을 두던 아자황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이세돌은 "아자황이 무표정에 화장실도 안간다. 물을 먹을 때도 적시듯이 마신다. 정말 로봇과 대결하는 기분이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돌을 놓는 역할에 집중해서 그렇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동욱과 이세돌은 시추토크로 바둑판을 앞에 두고 기묘한 대결을 펼쳤다. 첫 대결은 난세스 퀴즈였다. 이동욱은 이세돌과 난센스 퀴즈 대결에서 압도적으로 앞서 나갔다. 이세돌은 장도연이 떠먹여주는 힌트를 듣고 한 문제를 맞췄다.

두번째 대결은 뒤집어 놓은 카드 맞추기 대결이었다. 이세돌과 이동욱 모두 비슷한 사진때문에 혼란스러워했다. 이세돌은 정답을 맞추고도 정답을 맞춘지 모를 정도로 어려워했다. 이동욱은 이후에 모든 카드의 짝을 찾으면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세돌의 아내는 이세돌이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 많다고 폭로했다. 이세돌의 아내는 "예전에는 장난도 많이 치고 딸과 놀아주기도 했는데 요새는 걸그룹을 보느라 바쁘다"고 했다. 이세돌은 "요즘은 입덕을 했다"며 "오마이걸을 좋아한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괜찮아서 노래를 찾아봤다. '불꽃놀이'를 좋아한다. 상황과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비밀을 공개했다.

이세돌과 그의 아내는 24살에 일찌감치 결혼한 동갑내기였다. 이세돌과 그의 아내는 결혼 13년차로 소개를 통해서 만났다. 이세돌의 아내는 이세돌이 첫 만남 이후 택시를 잡아주면서 전화번호를 먼저 물어봤다고 했다.

이세돌은 이동욱에게 이상형이나 연애 하는 방법에 대해서 과감하게 질문했다. 이동욱은 "택시 탈 때까지 못 기다려 전화번호를 그냥 달라고 한다"며 "전화 번호를 주고받고 다음 날 만나서 바로 밥먹은 적도 있다"고 솔직하게 표현했다. /pps2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