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벨바그의 여신’으로 불리는 프랑스 영화배우 안나 카리나(79)가 사망했다. 향년 79세.

15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카리나가 프랑스 파리의 한 병원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프랑크 리에스테르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트위터에 "오늘 프랑스 영화계는 고아가 됐다. 또 하나의 전설을 잃어버렸다"는 글을 올려 카리나를 추모했다.

2008년 8월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한 덴마크 출신 프랑스 배우 안나 카리나.

18세 때 고향 덴마크에서 파리로 넘어와 모델로 활약하던 카리나는 샹젤리제 거리에서 마주친 장뤼크 고다르 감독의 눈에 띄면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누벨바그 거장인 고다르 감독이 제작한 '미치광이 피에로', '알파빌', '국외자들' 등 7개 작품에 출연하면서 카리나는 고다르 감독의 뮤즈가 됐다.

1961년 고다르 감독의 '여자는 여자다'에 주연으로 출연한 카리나는 21살의 나이에 베를린 국제영화상에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크 리베트, 조지 쿠커, 루키노 비스콘티,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등 영화계 거장들과도 함께 호흡을 맞추며 '누벨바그의 여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누벨바그란 1950년대 후반에 시작돼 1962년 절정에 이른 프랑스의 영화 운동으로, ‘새로운 물결(New Wave)’을 뜻한다.

'함께 살자', '빅토리아' 등의 영화를 직접 제작하며 감독으로도 활약했고,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 활동을 하기도 했다. 카리나는 지난 2008년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