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심언경 기자] 가수 정용화가 군 복무를 마치고, 약 2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정용화는 150분 동안 홀로 무대를 펼치며,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했다.

8일 오후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정용화의 단독콘서트 '2019 JUNG YONG HWA LIVE ‘STILL 622’ IN SEOUL'(2019 정용화 라이브 '스틸 622' 인 서울) 두 번째 공연이 개최됐다. 정용화는 7일, 8일 양일간 총 8,000명의 팬들과 만났다.

정용화는 솟아오르는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치면서 등장했다. 첫 무대는 'Still'과 'Can't Stop'으로 꾸며졌다. 정용화와 라이브 밴드의 협연은 보다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Can't stop' 2절 부분부터는 관객들의 응원봉이 켜지면서 공연장 전체가 노란 빛으로 물들었다. 정용화는 "오랜만이에요. 여러분"이라고 외쳤고,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두 번째 무대는 '원기옥'이었다. 정용화는 관객들에게 일어날 것을 요청했다. 기립한 팬들은 응원봉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면서 무대를 한껏 즐겼다.

정용화의 이번 콘서트는 약 2년 만에 팬들과 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다. 지난달 3일 만기 전역한 정용화는 팬들의 열렬한 요청을 받고 콘서트를 개최했다는 후문이다.

정용화는 오랜만에 만난 팬들에게 전역 신고로 첫 인사를 건넸다. 정용화는 "군 복무를 마치고 늠름하게 돌아온 만기 전역자 정용화다"라고 말하며 거수경례를 했다.

이어 "사실 어제 첫 공연이었는데 전역하고 얼마 안 돼서 엄청 떨었다. 말도 제대로 못하고 그랬다"며 "끝나고 나니까 '정말' '진짜'라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 그게 진짜 제 마음이라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정용화는 그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용화는 "군대에 있는 동안 느낀 건데 여러분이 저희의 좌표다. 군대 얘기 계속해서 죄송한데 길을 갈 때 찍고 가는 좌표가 있다. 여러분들이 있는 곳에 제가 가겠다는 뜻이다. 여러분도 함께 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다.

정용화는 지난 2017년 솔로로 발매한 'Navigation' 'Summer Dream' 'Password' 'Life is a Party' 등 총 4곡을 연이어 불렀다. 현란한 조명과 화면 효과, 팬들의 응원봉 색까지 어우러져 공연 초반부터 장관을 이뤘다.

정용화에게 이번 공연은 큰 의미가 있다. 전역 후 처음 팬들과 만나는 자리이자,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이기 때문. 이에 'STILL 622’는 정용화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기대를 더하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돌출 무대로 이동한 정용화는 "이번 콘서트가 전역 후 처음 하는 콘서트이다 보니, 팬미팅 느낌도 난다. 얘기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CR을 통해 어릴 적 사진을 보며, 팬들과 함께 소통했다.

다음 무대는 '31 years'로 꾸며졌다. 지난 2015년 정규 1집 '어느 멋진 날' 수록곡 '27 years'를 편곡한 노래였다. 정용화는 노래가 나온 지 벌써 5년이 됐다고 말하며, 어느덧 팬들과 함께해온 세월을 실감했다. VCR은 정용화의 과거 사진들로 가득 채워져 그 의미를 더했다.

정용화는 팬들에게 "앞으로 더 행복하게 해드리겠다. 자신 있다"고 말한 뒤, '처음 사랑하는 연인들을 위해(반말송)'와 '넌 내게 반했어' 어쿠스틱 버전을 열창했다.

또한 정용화는 'Jellyfish' '딱 붙어' '여자여자해'를 불러, 공연장을 환기시켰다. 특히 트로피컬 느낌으로 편곡된 '여자여자해' 무대에서 정용화는 상의를 벗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열기를 더했다. 격렬한 라이브 밴드 연주도 흥을 돋웠다.

정용화는 'Feeling' 무대에서는 이전과 또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VCR 모두 흑백으로 전환됐고, 정용화를 비추는 조명은 흰색으로 바뀌었다. 현악기 선율이 돋보이는 편곡은 웅장하고 애절했다.

클래식으로 편곡된, 잔잔하고 감성적인 무대는 계속됐다. 정용화는 '입김' '어느 멋진 날' 등을 열창했다. 팬들의 떼창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정용화는 2년 만에 팬들을 만나게 된 소회를 전했다. 정용화는 "2년 전 입대할 때 자신만만하게 들어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자신감이 없어지더라. 내가 호언장담을 했는데 다시 돌아왔을 때 같은 공연장에서 여러분들을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 싶었다. 저도 사람인지라 걱정이 되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근데 여러분들이 이렇게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같이 해주시는 분들도 제가 공연한다고 하니까 '당연히 해야지'라고 말씀해주셔서 '진짜 행복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정용화로 태어나길 잘했다 싶다. 항상 저를 비쳐주는 여러분께 감사하다. 공연, 멋진 음악으로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또 정용화는 "군대에 있는 동안 여러분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매일매일 제가 10년간 했던 활동을 매일 봤다. 잊지 않으려고 했다. 여러분들을 향한 마음을 계속 쌓아뒀다"고 덧붙여,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일리지' 'Face to Face' 무대까지 마친 정용화는 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표했다. 정용화는 "공연을 하면서 살아있다는 걸 느끼는 기분이다. 여러분들한테 매번 받기만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다. 하지만 앞으로 여러분들한테 선물할 수 있는 날들만 있을 테니까 좀만 기다려달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대 훈련 중 불이 하나도 없는 산을 올라가다가 반딧불을 본 적이 있다. 보는 것만도 기뻤는데 길을 알려주더라. 따라가다 보니까 가야할 길이 나오더라. 그 반딧불이 여러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이끌어주셔서 저 정용화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 덕분에 가수 정용화, 연기자 정용화, 씨엔블루 정용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제가 반딧불이 돼서 여러분들의 길을 밝혀드리겠다"고 얘기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저를 보면서 웃을 수 있고 제 노래를 들으면서 행복해질 수 있다면 여러분께 약속을 하고 평생 곁에서 떠나지 않겠다. 다시는 저번처럼 등 돌리지 않고 여러분 앞에서 무대에 서서 여러분들을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

정용화는 소속 그룹 씨엔블루의 활동도 예고해 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정용화는 "새로운 시작이다. 저번 콘서트도 끝이 아니었고 잠시 쉬어가는 타임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나를 돌아보면서 많은 걸 느끼고 여러분들의 존재가 훨씬 크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래서 저도 여러분들에게 큰 존재가 되고 싶다"며 "씨엔블루도 계속 갈 거다. 걱정하지 말라. 제가 열심히 만들어놓은 씨엔블루는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힘든 시기가 오고 아픈 시간들이 와도 저번 콘서트 때 말했듯 긴 터널의 한 줄기 빛이 돼서 여러분들을 행복하게 만들어드리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좀 더 강해지고 단단해져서 흔들리지 않는 엄청 큰 바위처럼 평생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용화는 'Realize' 'Make You Mine' '불꽃놀이' 등 준비된 곡을 모두 열창한 뒤, 무대에서 퇴장했다. 팬들은 앙코르를 요청하며 정용화가 다시 무대에 오를 때까지 이름을 외쳤다. 이윽고 등장한 정용화는 '그리워서' '별, 그대' 'Young Forever' 등 앙코르 무대로 콘서트 마지막을 장식했다.

한편 정용화는 이번 서울 콘서트를 시작으로, 오는 2020년 1월 25일 방콕, 2월 8일 타이베이, 3월 6일 마닐라 등에서 각국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notglasses@osen.co.kr

[사진] FN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