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걸그룹 에이프릴 멤버이자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히로인 여주다, 그리고 10대들의 '워너비'까지. 이나은이 자신을 둘러싼 수식어들에 대한 생각들을 털어놨다.
이나은은 최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지난달 21일 종영한 MBC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에 대해 이야기했다.
인기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한 '어하루'는 여고생 단오(김혜윤 분)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고 사랑을 이뤄내는 본격 학원 로맨스 드라마로 1020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나은은 극 중 만화 '비밀'의 여자 주인공 여주다 역을 맡아 호평받았다. 캐릭터 이름처럼 비주얼부터 연기까지 '여자 주인공 그 자체'라는 극찬이 있는가 하면, 그가 '연기돌'인 줄 몰랐다는 반응도 많았다. 플레이리스트 웹드라마 '에이틴' 시리즈를 통해 보여준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첫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연작인 '어하루'를 통해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이다.
그만큼 이나은에게 '어하루'란 작품이 갖는 의미는 남달랐다. 이에 그는 "11월 말에 드라마가 끝났다. 5월 말부터 드라마를 찍어서 그런지 작품이 끝난 게 실감은 안 났다. 용인 세트를 다시 안 가도 된다는 게 후련하면서도 섭섭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또한 "긴 호흡의 지상파 드라마가 처음이었는데 많이 떨리고 차이도 많이 난 것 같았다"며 "체력적으로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지만 '엄청', '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특히 이나은은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찍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임할 수 있었다. 방송 전까지 감이 안 잡혀서 연기 적인 부분에서 고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차지현 역의 지수원 선배님도 조언을 많이 주셨다"고 밝혔다.
작품이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신경쓸 점도 많았다. 만화처럼 다소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민망한 대사들, '스테이지'와 '쉐도우'를 오가는 순간들에 혼란스러울 때도 있었다고. 그렇지만 그 역시 시간이 해결해줬다는 이나은이다.
그는 "원작 웹툰도 다 읽어 봤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 드라마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더라. 그런데 여주다가 순정만화 속 여자 주인공 같은 캐릭터라고 해서 비주얼 적으로 신경 쓴 점은 없었다. 헤어나 메이크업 아티스트 언니들이 바쁘게 움직여주긴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오글거리는 대사들은 입 밖에 제대로 나오지가 않아 걱정이었는데 촬영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무뎌졌다. '수호천사' 장면이 제일 힘들었는데 버티면서 할 수 있었다. 멤버들이 엄청 놀리긴 하더라"라며 웃기도 했다.
또한 "'스테이지'와 '쉐도우' 설정이 처음에 대본에는 자세히 나오지 않았다. 설명은 들었지만 '사각'하는 장면 전환 설명이 다였다. 그런데 방송 이후에 조금 더 본격적으로 '스테이지', '쉐도우'라고 대본에 적혀 나왔다. 다른 캐릭터들은 감정선 차이를 빠르게 오락가락 했는데, 여주다는 후반부에 '흑화'하는 게 나와서 개인적으로 충분히 적응한 뒤라 '스테이지'와 '쉐도우' 전환이 크게 어렵진 않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1999년생으로 이미 교복을 벗은 이나은이지만 '에이틴'에 이어 '어하루'에서도 청춘을 연기하고 있는 상황. 이나은은 "다들 '입을 수 있을 때까진 교복을 입는 게 좋다'고 말해주셔서 싫지 않다"고 웃은 뒤 "다만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고 했다. 다양한 현대극부터 퓨전 사극까지 가리는 작품 없이 해보고 싶다고. 두 작품을 통해 10대들의 '워너비'로 꼽히는 호평에 대해서도 "감사하다"는 그였다.
다만 현재 이나은에겐 에이프릴 활동이 우선이었다. 올해는 연기와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지만만 2020년 상반기 에이프릴 컴백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룹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것. 특히 그는 "이번엔 앨범 콘셉트 부분에 대해서도 멤버들과 함께 의논하고 우리 의견을 반영하려고 많이 노력 중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무엇보다 '최연소 걸그룹'으로 시작한 에이프릴 가운데 막내 이진솔이 2020년에 성인이 되는 것도 이나은에겐 큰 변화점이었다. "내년에 저희가 데뷔 6년 차인데, 진솔이가 이제 성인이 된다"고 혀를 내두른 이나은은 "저도 사회에서 보면 아직 어린 편인데 진솔이는 저보다 더 어린 나이에 일찍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저와 같은 경험을 쌓았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애틋하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런 점에서 멤버들끼리 서로 대화도 많이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다. 쉴 때는 확실하게 쉬려고 한다"며 "내년 초 컴백을 앞두고 서로 '으쌰으쌰'하려는 계획도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나은은 "'어하루'를 하면서 아이돌인 줄 몰랐던 것처럼 배우들 사이에서 잘 물들었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것들이 저한테 큰 용기를 준 것 같다. 그런 점에서 2019년의 저한테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79점이다. 제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그 점수를 주고 싶고, 대신 부족한 것들도 많고 주위에 투정도 많이 부려서 만점은 못 준다"며 웃었다.
그는 끝으로 "2019년에 개인적으로 도전한 게 많았다면 이제는 그룹 컴백을 앞두고 조금 더 에이프릴 활동에 집중하고 싶다. 저희가 '최연소 걸그룹'으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그게 아니라는 게 실감이 날 때가 많다. 섭섭하진 않은데 느끼는 게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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