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화곡동, 길준영 기자] 이대호가 유소년 선수 학부모들에게 조언을 건냈다.

이대호는 지난 3일 서울 KBS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2019 유소년 야구 클리닉 '빛을 나누는 날' 행사의 특별 프로그램 학부모 강좌에 참가했다.

이날 강좌를 찾은 학부모들은 이대호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다. 특히 유소년 선수로 뛰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할지 묻는 질문이 많았다. 이대호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 냉철하지만 현실적인 조언도 답했다.

운동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신체조건이 중요시 여겨진다. 프로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면 아무래도 키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이 당연히 유리하다. 하지만 이대호는 아이가 키가 작아서 고민이라는 질문에 “미국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호세 알투베(168cm, 2017 AL MVP)다. 야구를 하는데 키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키는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잠을 많이 자면 클 수 있다. 트램벌린을 뛰면서 점프를 많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사실 키는 부모님이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즐겁게 야구를 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정말 잘하신 것”이라면서 강좌에 참가한 아이에게 “밤에 일찍 많이 자라”고 조언했다.

최근 메이저리그를 중심으로 야구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역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어린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는 너무 어린 나이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대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너무 많이하면 야구에 필요 없는 근육이 생겨서 오히려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아직 키가 자라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권유하고 싶지 않다. 나는 지금까지 커리어 초반 무릎부상을 제외하면 큰 부상을 당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몸이 큰 것에 비해 유연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대호와 함께 강좌에 참가한 오정본병원 최희준 원장도 “저학년까지는 근력운동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체격이 잡히고 나서 근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유연성과 안정성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이가 승부욕이 강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많은데 사교육을 하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해줄 수 있는게 많지 않아 고민이라며 눈시울을 붉힌 학부모에게는 “사교육을 한다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추)신수와 제가 야구를 하던 시절에는 사교육이라는 것이 없었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은 부모님 생각보다 부모님 마음을 잘 알고 있고 강하다. 시켜도 안하는 아이들 보다는 자기 욕심이 있어서 하려고 하는 애들이 더 잘한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아이의 진학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이대호는 “주전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명문학교에 진학해 좋은 선수들과 뛰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다른 잘하는 아이들을 볼 때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 나도 청소년 국가대표로 뛰면서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많이 늘었다”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