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도 탐구 과목이나 제2외국어/한문 등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에서 탐구 과목에서 문과 학생은 윤리와사상·동아시아사·한국지리 등 9개 과목, 이과 학생은 생명과학·화학·물리·지구과학 등 8개 과목에서 각각 2과목까지 응시한다. 하지만 선택과목별로 난이도가 달라 "탐구는 복불복"이라는 말이 나온다.
3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문과생이 치른 사회탐구 영역에서 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최대 10점으로, 최근 5년간 치러진 수능에서 가장 컸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기 때문에, 그 차이가 크다는 것은 과목별로 난도 차이가 크다는 뜻이다. 지난해 사회탐구 영역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최대 6점이었다.
가장 어려웠던 경제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72점인 반면 가장 쉬웠다고 평가받는 윤리와사상은 62점이었다. 원점수가 똑같이 만점이어도, 대입에는 표준점수를 토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경제를 선택한 학생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윤리와사상은 너무 쉽게 출제돼 만점자 비율이 14.88%였다. 이 때문에 한 문제만 틀려도 3등급으로 떨어졌다. 반면 경제 과목 만점자는 0.72%에 그쳤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도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눈에 띄었다. '아랍어'는 모든 문항을 '1번'으로 골라도 전체 9등급 중 4등급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종로학원하늘교육은 수능 채점 결과를 토대로 "아랍어에서 30문항 모두 1번으로 골랐을 때 원점수는 13점(50점 만점)으로, 4등급"이라고 분석했다. 아랍어 평균 점수가 13.3점인데, 한 번호로 통일해 찍어도 평균은 간다는 뜻이다. 다른 제2외국어/한문 과목은 원점수가 13점이면 5~8등급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매년 아랍어로 선택이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도 응시생 10명 중 7명이 아랍어를 택했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이런 사례는 수능 변별력에 의구심을 갖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