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학생 10명 중 1명은 과학 수업을 20%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가 매년 실시하는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에서 지난해 과학 과목 '기초 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11.5%였다. 2017년 6.6%에 그쳤는데 지난해에 배 가까이 급증했다.
과학 수업을 절반 이상은 이해하는 학생의 비율도 50%가 안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면서 원천 기술 확보 등을 위한 과학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인데 중학교 교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교육부는 매년 중학교 3학년과 고교 2학년을 대상으로 2만명 정도를 선정해 실시하는 이 평가에서 국·영·수 세 과목은 성적을 공개하고 있지만, 중3 학생만 대상인 과학과 사회 과목 점수는 "내부 자료"라며 그동안 발표 자료에서 제외시켜 사실상 공개조차 하지 않았다. 교육계에서는 과학 과목의 기초 학력 미달 비율 급증을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영찬 한양대 교수는 "수학도 그렇지만, 과학 과목의 기초 학력 미달 학생 증가는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학 과목의 학력 부진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학은 교육부가 10%대인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매년 발표해 '수포자(수학 포기자)'란 말까지 생겼지만, 실제론 '과포자(과학 포기자)'가 더 많다는 것이 확인됐다. 정부는 이런 사실을 그동안 '내부 자료'라며 발표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매년 실시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중3만 치르는 과학 과목에서 2015년 이후 줄곧 6%대였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지난해 11.5%로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2일 드러났다. 수학 기초학력 미달은 작년 11.1%였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우수학력(교육과정 80% 이상 이해), 보통학력(50% 이상~80% 미만), 기초학력(20% 이상~50% 미만), 기초학력 미달(20% 미만)의 네 가지로 분류한다.
과학 수업을 50% 이상 이해하는 중3은 지난해 47%에 불과해, 나머지 절반(53%)은 수업의 반도 알아듣지 못했다. 이는 국어(18%), 수학(37.7%), 영어(34.2%)보다 최대 3배 가까이 높다.
우수 학생 비율이 추락하는 것도 큰 문제다. 과학의 우수학력 비율은 2015년 10.9%에서 지난해 5.3%로 반 토막 났다. 2015년에는 과학 우수학력 비율이 기초 미달의 2배에 가까웠지만 2017년 처음으로 기초 미달 학생 비율이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졌고, 지난해엔 기초 미달 비율이 우수 학력 비율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교육계에선 영어나 수학은 대학 입시 때문에 학생들이 사교육 도움을 많이 받지만, 과학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과학이 수능 선택과목이 되면서 갈수록 뒷전으로 밀린다는 것이다.
과거엔 문과든 이과든 모두 수능에서 과학탐구를 쳤지만, 지난 2005년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과학탐구가 이과 선택과목이 됐다. 이후에도 계속 과학 선택 과목 개수가 줄면서 입시 중요도가 낮아지자 학생들이 공부를 덜하게 됐다는 말이다. 과학기술이 이끌어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작 교실에서는 과학이 홀대받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좌파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고 교과 지식보다 체험, 토론 등을 강조하는 '혁신학교'가 확대되면서 학력 저하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