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참모 그룹이었던 '마포 광흥창팀' 출신들이 잇따라 정치적 위기를 맞거나 각종 의혹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광흥창팀은 지난 2016년 말 문 대통령의 두 번째 대선 도전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사무실을 내고 꾸린 대선 준비 실무팀이다. 대선 경선 때부터 인재 영입, 선거 전략 등을 담당해 이번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功臣) 그룹으로 평가받았다. 정권 출범 초반엔 청와대 핵심 보직을 차지했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이들 상당수는 청와대를 떠나 검찰 수사나 형사 재판을 받는 등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최근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선거 기획 수사 의혹에도 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 핵심부는 "사실과는 거리가 먼 무차별적 의혹 제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에선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김경수 경남지사가 구속되는 등 홍역을 앓았는데, 이번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돼 친문 핵심 인사들이 타격을 받으면 레임덕(임기 말 정권 누수 현상)이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중단과 관련해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을 지난 2년 반 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한 윤 실장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향후 출마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천 선임행정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사 중단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게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가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고위 인사를 추천해 해당 인사가 임명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천 행정관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펀드' 운영팀장을 맡아 선거 자금 조성 작업을 담당했다. 2017년 대선 때도 문재인 캠프 총무팀장을 지내면서 돈 관리를 해왔다. 청와대 입성 이후엔 내부 인사를 담당하면서 인선 등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 행정관은 지난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고 나니 유명해졌다"는 영국 시인 바이런의 말을 인용하며 "소설가가 꿈이었다!"고 썼다가 30여분 만에 계정을 폐쇄했다. 언론 보도에 대해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가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해 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청와대 1기 출신인 송인배 전 비서관은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특검 때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측에서 불법 정치자금 2억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지난달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도 작년 11월 청와대 인근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돼 청와대를 떠났다. 탁현민 전 선임행정관은 작년 각종 논란 속에 청와대를 떠났다가 현재는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광흥창팀의 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에 대해서도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친문 유력 인사들과 관계가 깊은 우리들병원이 2012년 산업은행과 그 계열 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받는 데 양 원장 등이 개입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양 원장 측은 "대꾸할 가치조차 없는 의혹 제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광흥창 멤버들이 연이어 '권력형 의혹'의 중심에 서고 있다"며 "이들의 거취는 문재인 정권 향방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