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지난 10월 부분변경해 출시한 대형 SUV 'XC90'을 타봤다.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업그레이드된 볼보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는 제법 똑똑했다.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을 켜면 차선의 중앙을 따라 조향이 자동으로 된다.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구간 등 급커브에서도 차선의 중앙을 이탈하지 않고 적절한 속도로 커브를 빠져나갔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떼자 약 20초 동안 스스로 주행을 하다 경고음과 함께 파일럿 어시스트 기능이 꺼졌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감속 시 부드럽게 정차해 마치 사람이 브레이크를 밟는 것 같았다. 하지만 차선이 그려지지 않은 교차로 구간에서는 조향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사 ADAS와 비교하면 최고 수준의 똑똑함을 보여줬다.

보행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 대형 동물 등을 인식해 자동으로 차를 멈추거나 핸들을 틀어 피해가는 기능도 탑재됐다. 차선을 바꾸다 추돌 위험이 있는 경우 파일럿 어시스트를 껐는데도 자동으로 운전대가 돌아가면서 사고를 방지해줬다.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은 차의 크기와 중량에 비해 힘이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액셀을 밟으면 1초 정도 후에 본격적인 가속이 시작됐다. 하지만 다이내믹 모드로 주행하면 차가 빠르게 반응하면서 이런 단점을 만회할 수 있었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8030만~1억378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