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韓日) 정상회담이 다음 달 말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징용 배상과 수출 규제 문제의 해법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이 지난 22일 '조건부 연장'되면서 일단 양국 간 대화의 길이 열렸다는 평가다. 양국 정부는 연일 신경전을 벌이면서도 조만간 정상회담 개최와 현안 해결을 위한 실무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지소미아, 일본의 경제 제재, 강제징용 배상 등 3대 난제(難題)의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일본에서는 '3대 품목 수출 규제'를 해제하는 방안이, 한국에선 징용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한 '1+1+α'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이 23일 일본 나고야관광호텔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오른쪽) 일본 외무상과 악수하고 있다. 양 장관은 이날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수출 규제의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선 "문 대통령이 에스컬레이터를 멈췄으니 일본 정부도 이성적 사고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24일 사설에서 "지소미아 문제가 일단락된 만큼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수출 규제와 관련해 한·일 정부는 조만간 국장급 협의를 개시할 방침이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23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과 만난 뒤 "한·일 수출 당국 간 대화를 개시하도록 했다"면서 "이 대화를 통해 수출 규제 문제가 해결되고 한국이 일본의 백색국가로 복원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이르면 다음 달 한·일 정상회담 전에 풀어주길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서도 외교 채널을 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4일 브리핑을 갖고 "아직 (징용 문제에 대한) 한·일 간 진전이 전혀 없다"면서도 "일본 측에 '우리 안만 고집하지 않겠다. 일본이 제의한 현실적 원칙도 열린 마음으로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해결 방안으론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5일 밝혔던 이른바 '1+1+α'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일 기업(1+1)과 국민의 자발적 성금(α)으로 일본 기업의 징용 배상금을 대신 부담하자는 내용이다. 관건은 일본 정부의 태도와 징용 피해자들의 동의 여부다. 청와대와 정부는 징용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각수 전 외교부 1차관은 "징용 문제와 수출 규제 문제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며 "징용 배상 해법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으면 일본이 수출 규제도 쉽게 풀지 않고, 결국 '지소미아 일시 유예' 합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