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보라 기자] 엘사와 안나, 올라프, 그리고 크리스토프와 스벤이 아렌델 왕국에 모여살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엘사는 자신에게만 들리는 이상한 노랫소리를 듣는다. 기분이 나쁘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을 울리는 야릇한 메아리를 자신을 부르는 소리로 직감한 엘사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북쪽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사랑하는 언니를 혼자 보낼 수 없었던 사랑스러운 동생 안나는 결국 올라프, 크리스토프, 스벤까지 따라 붙게 만들면서 본격적인 자매의 모험기가 시작된다.(*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제니퍼 리,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위험에 빠진 아렌델 왕국을 구해야 하는 엘사와 안나가 숨겨진 과거의 진실을 찾아 위험천만한 모험을 떠나게 된 과정을 그린 판타지 모험 가족극이다.

의문의 메아리가 가깝게 들리는 마법의 숲에서 발걸음을 멈춘 엘사와 안나. 이들은 북쪽 숲으로 향하던 길에 바람, 불, 물, 땅 4개의 정녕을 만나 부모님의 어린 시절과 얽힌 가슴 따뜻한 사연을 접한다. 자연을 대표하는 4가지 정령과 함께 마법의 숲에 사는 종족 등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겨울왕국2’는 두 딸 중 첫째 아이 엘사만 갖게된 마법의 근원을 추적하는 게 핵심 서사다. 그래서 몇 년 전 폭풍우를 만나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던 엄마 이두나 왕비, 아빠 아그나르 왕이 극 초반에 잠깐 등장한다. 어린 엘사가 실수로 부린 마법으로 인해 어린 안나가 무의식에 빠졌던 그날보다 한참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부모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두 자매가 앞으로 아렌델 왕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보여준다.

1편은 엘사가 자신의 능력을 감추기 위해 두려운 마음에 숨었고 그런 언니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안나가 심적 물리적 거리를 좁혀가는 여정을 담았다면, 2편은 서로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 애정 가득한 자매가 숨겨진 비밀을 캐내기 위해 함께 떠나는 모험을 역동적으로 그렸다. CG도 한층 화려하고 강력해졌다. 영웅적 운명을 짊어진 엘사, 왕자보다 훨씬 더 용감하고 긍정적인 안나의 고군분투가 103분을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나간다. 저주에 빠진 아토할란으로 향하는 자매의 원정이 재미와 함께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엘사와 안나가 5살이나 많아진 만큼 내적으로는 물론 외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졌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면서도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혼자있기를 자처하는 엘사. 하늘색과 보라색으로 점철된 그녀의 스타일은 이번에도 확고하게 드러났다. 극 중반 이후 드레스를 갈아입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데 숨막히도록 아름다운 비주얼을 자랑한다.

한편 안나는 크리스토프와의 관계가 발전해 여자로서 한층 성숙했는데, 양쪽으로 땋아 반묶음한 헤어스타일, 보라색 망토가 청순한 이미지를 풍긴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으로 여자만의 나약한 면모를 드러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린 아이까지 따라불렀던 ‘Let It Go’를 제압할 만한 강렬한 OST는 부재하나 ‘Some Things Never Change', 'Into the Unknown’ 등 2곡이 대표곡에 도전장을 내민다. 속편 역시 현실의 상황이 어렵고 힘들어도 사랑으로 인해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겨울왕국2’의 상영 4일 차인 오늘(24일) 영진위 집계에 따르면 403만 2245명(오후 1시 기준)을 동원했다./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