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재판장인 정계선(50)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모두 활동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선 간사를 맡기도 했다. 두 연구회 회장 출신인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이 연구회 출신들은 대법관·헌법재판관 등 법조계 요직을 장악하며 사법부 주류가 됐다.

사법고시 수석을 했던 정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고위 공직자 비리와 뇌물 사건을 주로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부패전담부 재판장을 맡았다. 작년 10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 사건 1심을 맡아 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정 부장판사는 과거 인터뷰에서 즐겨 읽은 책으로 '전태일 평전', 존경하는 인물로 인권 변호사인 고(故) 조영래 변호사를 꼽기도 했다.

김 전 차관 사건은 현 정권에서 '적폐 수사'의 하나로 밀어붙인 사건이다. 그 점에서 정 부장판사가 이 사건에서 완전히 무죄를 선고한 것은 예상 밖이라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법리를 중시하는 그가 제대로 따져 판결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